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23일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제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회를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가 늘어나면서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정관 변경,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8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현장 주주 참여는 저조했지만 전자투표가 병행됐다.
◇'3% 룰' 변수 대응…감사위 4인 체제로 이사회 과반 유지
이번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최정욱 사외이사 후임으로 김점표 대영회계법인 부대표가 신규 선임됐다. 기존 사외이사인 이의경 성균관대 교수(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감사위원으로 합류했다. 이에 따라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4인 체제로 재편됐다. 회사 감사위원회는 2020년 설치 이후 줄곧 3인 체제를 유지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원을 상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3% 룰'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되지만 일반 선임 방식에는 제한이 없다. 감사위원 수가 늘어나면서 최대주주 측이 위원회 내 과반 확보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도 추가됐다. 송도 글로벌 연구·공정개발(R&PD) 센터 일부 공간을 외부 기업에 임대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시설은 당초 SK바이오팜 이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으나 계획이 변경되면서 일부 공실이 발생한 상태다.
다만 실제 임대 수익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부지 공급 주체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행정 협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바이오텍 기업을 중심으로 유치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사 보수 한도는 기존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축소됐다. 2023년 이후 이어진 영업적자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국민연금이 경영 성과 대비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안건 통과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IDT 가동률이 단기 변수…폐렴 백신 3상이 중장기 승부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3년 120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이후 2024년 1384억원, 2025년 1235억원의 손실이 이어졌다.
3년 연속 적자에도 재무 체력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100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파이프라인 확대를 이어갈 방침이다.
단기 실적 반등의 관건은 2024년 말 인수한 독일 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다. IDT는 지난해 매출 4525억원을 기록했지만, 인수 초기 통합 비용과 고정비 부담 영향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결 기준에는 수익 3882억원, 당기순손실 776억원으로 반영됐다.
문제는 가동률이다. 지난해 IDT 생산 실적은 70배치(batch)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전체 생산능력 147배치 대비 평균 가동률은 47.6% 수준에 머물러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수요 대응을 위해 설비를 확대한 영향으로 현재는 상대적으로 가동률이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수주 기반은 확보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CDMO 수주 총액은 2조 3767억원, 수주 잔고는 6961억원 규모다. 안재용 사장도 "인수 1년 만에 IDT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을 흑자로 전환시켰다"며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프랑스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1)이 꼽힌다. 현재 글로벌 19개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중간 결과 확보 이후 2029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안동 공장 증축을 통한 상업 생산시설 확보도 완료했다.
안 사장은 "송도 글로벌 R&PD 센터 준공으로 연구부터 공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을 위한 신규 플랫폼을 확보하는 한편, 국제기구 및 국내외 바이오 기업 등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