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주사 '리쥬란'으로 유명한 제약·바이오 기업 파마리서치(214450)가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에서 사외이사 후보의 영문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외이사 영입 자체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과 맞물린 의미 있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파마리서치 주총은 오는 27일 열립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9일 주총소집결의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자의 영문 이름을 수정했습니다. 회사는 앞서 6일 공시에서 신규 사외이사 후보인 로만 밀리친(Roman Militsin)의 영문 이름을 'Roman Miltsin'으로 표기하면서 철자 'i'를 하나 누락했습니다. 이후 회사는 오류를 확인하고 정정 공시를 제출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공시는 투자자와 주주에게 기업의 주요 경영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공시 정보는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업은 공시 이후 오류나 누락이 발견되면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해프닝이 있었지만, 파마리서치가 밀리친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배경은 회사의 해외 사업 강화에 있습니다.

그래픽=손민균

러시아 출신인 밀리친은 글로벌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의 한국 법인 대표를 지낸 인물입니다. 그는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이후 컨설턴트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브랜드 컨설팅 기업 '럭셔리 비즈니스 그룹(Luxury Business Group)'에서 프로젝트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브랜드 개발과 비즈니스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외이사는 기업의 주요 경영 전략을 검토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파마리서치는 이번 주총에서 마이클 김 메디컬전략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합니다. 미국 국적의 마이클 김 본부장이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2001년 회사 설립 이후 파마리서치의 첫 외국인 사내이사가 되는 것입니다.

마이클 김 본부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의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가정의학 전문과정을 수료하고 피부과 전문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는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국제학술이사로 활동한 이력도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중순 파마리서치에 합류한 이후 해외 학회에 참석하고 현지 의료진과 교류하며 회사의 글로벌 메디컬 전략을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외국 국적 인재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 구성원이 되는 사례는 흔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파마리서치가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모두에 글로벌 인재를 포함하는 것은 해외 시장 확대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5일 '리쥬란'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을 발탁하고 국내외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제공

현재 파마리서치는 대표 제품 '리쥬란'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리쥬란은 연어에서 추출한 DNA 성분으로 만든 피부 재생 주사제로,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힙니다.

이에 힘입어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매출 5357억원을 기록했고, 해외 매출 비중은 약 39%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4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해 실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파마리서치는 지난 2월 브라질 에스테틱 기업 더마드림과 리쥬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에스테틱 기업 비바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22개국 진출에 나섰습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식품의약청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아 중동 시장도 진입합니다.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죠.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파마리서치 지분 4.3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파마리서치 주총은 오는 27일 강원도 강릉 파마리서치 제2공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