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생명과학 충남 당진 공장의 수액 생산라인.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사업 목적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에너지 발전부터 컨설팅업, 세차장 운영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전략과 전기료 부담 상승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달 20일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잇달아 연다.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일부 변경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사 선임 등이 주로 오른다.

이 가운데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한 정관 변경이 눈에 띈다. 기존 의약품 사업에 더해 건강기능식품, 에너지, 투자·컨설팅 등으로 사업 외연을 넓히는 흐름이다.

대웅제약(069620)은 26일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 목적에 '건강기능식품'과 '태양광 발전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건기식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화와 ESG 경영을 확대하려는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오송공장과 마곡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태양광 설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태양광 발전을 통해 1.002테라줄(TJ)의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사용했다.

같은 날 주주총회를 여는 JW중외제약(001060)JW생명과학(234080)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선다.

JW중외제약은 정관에 '투자, 경영 자문 및 컨설팅업'을 추가했다. 회사 측은 계열사 간 투자와 경영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JW생명과학은 '투자 경영 자문 및 컨설팅업'과 '열병합발전, 자가발전 및 에너지(전기·열) 자가소비, 판매 및 공급업'을 사업 목적에 신설한다. 회사 관계자는 정관 변경 사유에 대해 "의약품 생산 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 사용료 부담이 있어, 당진 공장 내 열병합 발전소를 설립해, 비용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는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온도·습도 유지와 무균 설비 운영 등으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생산 시설 규모가 커질수록 전력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기업들의 전기요금 부담은 과거보다 불어났다. 2021년 4분기 kWh당 105.5원이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4년 4분기 185.5원까지 올랐다. 이후 1년 이상 동결 상태지만 이미 크게 오른 전기료 부담이 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도 태양광 설비 확대나 열병합 발전소 도입 등 자체 에너지 생산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에스티가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 내에 개소한 '행복세차소.' /동아에스티

그런가 하면, 동아에스티(170900)는 26일 여는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세차장 운영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회사는 장애인 고용 확대와 자립 지원을 위해 운영 중인 '행복세차소' 사업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명확히 반영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행복세차소 운영을 위해 직원 총 8명을 채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곳에서 세차 업무에 특화된 맞춤형 직무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세차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임직원은 자연스럽게 사회적 가치 실현에 동참하고, 장애인 근로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며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제약사들의 정관 변경이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 비용 구조 개선과 ESG 경영 전략을 동시에 반영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관상 사업 목적은 실제 사업 추진 가능성을 열어두는 성격이 강하다"며 "에너지 비용 관리와 신사업 발굴을 동시에 고려한 사전 정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