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001040)그룹의 손길을 거친 두 회사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CJ가 매각한 HK이노엔(195940)(당시 CJ헬스케어)은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했습니다. 이후 인수한 CJ바이오사이언스(천랩)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두 회사는 어디서부터 희비가 엇갈리게 됐을까요.
CJ제일제당(097950)은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하며 제약 사업에 뛰어들었고 2006년 한일약품을 인수하며 전문 의약품을 강화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제약 사업을 분사, CJ헬스케어를 출범시켰습니다. CJ헬스케어는 2018년 한국콜마에 1조3100억원에 매각했는데요.
이후 CJ제일제당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습니다. 이후 천랩과 CJ제일제당의 레드 바이오(의료·제약) 사업 부문을 합쳐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켰는데요.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브(microbe)와 생태계(biome)를 뜻하는 바이옴의 합성어입니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각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인데요.
공교롭게도 두 회사의 실적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뒤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습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는데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고 영업손실은 19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연구개발비 138억원을 투입하며 적자가 났다고 합니다.
회사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 개선입니다. 현재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신약 후보군)은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을 치료하는 항암제 후보 물질 CJRB-101,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 CJRB-201 등이 있습니다. 항암제 후보 물질은 임상 중이고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은 비임상 단계인데요.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연구개발비가 투입됐다"면서 "치료제 후보 물질 기술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헬스·웰니스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를 재편하고 수익성 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윤상배 대표, 최임재 경영리더 2명이 있는데요. 최 리더가 주주총회 이후 사임하게 되며 사내이사 자리를 오귀흥 경영리더로 채울 예정입니다.
오 리더는 1999년 12월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20년 바이오 사업 관리 담당 상무에 올랐는데요. 화이트 바이오(바이오 소재) 재무 전략(Corporate Finance) 경영 리더를 거쳐 지난해 7월 CJ바이오사이언스에 합류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재무 등 사업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사회에 진입한 뒤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회사 측은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하는데요.
반면 CJ그룹을 떠난 HK이노엔은 매출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HK이노엔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6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109억원으로 26% 늘었는데요. HK이노엔은 매각 이듬해인 2019년 3세대 위장약 '케이캡'을 선보이며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했습니다. 케이캡은 빠른 약효와 야간 속 쓰림 개선 효과가 특징인데요.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 품목 허가를 신청하며 해외 무대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매각한 회사는 실적이 좋아진 반면 인수한 회사는 부진한 분위기"라면서 "두 회사가 극과 극으로 갈렸다"고 하는데요. 두 회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