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한미약품(128940)그룹의 대주주와 경영진 간 갈등으로 불거진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원료 변경 논란과 관련해 "경영 논리가 아닌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약사회는 5일 입장문을 내고 "의약품 원료 변경은 단순한 공급처 변경이나 비용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의약품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충분한 과학적 검증과 규제당국의 엄격한 평가를 전제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동일 성분의 원료라도 제조 환경, 생산 공정, 품질관리 수준, 불순물 관리 체계 등에 따라 품질과 안전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원료 변경은 단순한 경영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 효과와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2018년 발생한 발사르탄 원료 불순물 사태를 언급하며 원료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당시 일부 해외 원료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대규모 의약품 회수와 처방 변경이 이어졌고 의료 현장과 환자 모두 혼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그가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로수젯 원료를 중국산 원료로 바꾸도록 강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애 대해 약사회는 "의약품 원료 선택과 품질 관리는 기업의 일반적인 경영 판단과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품질관리 책임자와 약사 등 전문가의 과학적 판단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나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국제 정세 변화나 생산 차질에 따라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원료의약품 산업이 의약품 공급 안정성과 국가 보건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기반이라는 이유에서다.
약사회는 한미약품에 대해 원료 변경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철저한 품질·안전성 검증을 전제로 불순물 관리 체계를 포함한 제조 공정 전반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약사사회와 충분히 소통할 것을 요청했다.
약사회는 또 "의약품은 단순한 비용 절감 대상이 아니라 국민 생명과 직결된 공공적 자산"이라며 "국민이 안심하고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품질과 안전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