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아, 분만, 응급 등 필수 의료 분야에서 공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에 아이가 아픈데 병원 방문이 어려워 해열제로 밤을 지새우거나 산과 전문의가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가는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지역·필수·공공 의료를 강화해 공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의료 개혁을 이끌고 있는 국무총리 직속 의료 혁신 위원회는 26일 3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포함해 30명으로 혁신위가 구성됐다.
혁신위는 앞서 경남 거창 등 의료 취약지 4곳을 방문해 의견을 듣고 대국민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 방문까지 1시간 넘게 걸리는 비율이 취약지 49%, 비수도권 미취약지 25%, 수도권 미취약지 30%로 나타났다.
분만은 1시간 넘게 걸리는 비율이 취약지 53%, 비수도권 미취약지 30%, 수도권 미취약지 28%였다. 취약지 주민들은 산과 전문의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가는 경우도 있었다.
소아 진료는 1시간 넘게 걸리는 비율이 취약지 14%, 비수도권과 수도권 미취약지 각 2%였다. 취약지 주민들은 야간에 아이를 봐줄 병원이 없어 해열제로 밤을 지새우는 사례가 빈번했다.
임신, 출산을 위한 의료기관이 지역에 충분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취약지 25%였다. 비수도권 미취약지는 59%, 수도권 미취약지는 63%였다. 응급 진료가 충분하다는 비율은 취약지 32%, 비수도권 미취약지 63%, 수도권 미취약지 65%였다. 응급실이 부족하거나 배후 진료가 뒷받침되지 않아 적절한 처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혁신위는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별 특성화 전문 병원을 제안했다. 지역 병원을 심혈관 특화, 정신 건강 특화 등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그밖에 소아 의료 공백이 자주 발생하는 밤과 주말 진료에 대해 통상 수가의 300% 이상 보전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도서 지역 이송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응급 이송선과 닥터헬기 배치 확대도 제안됐다.
혁신위는 지역·필수·공공 의료 강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는 의료 체계 구축, 미래 환경 대응 등 3가지 분야에서 전문 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전문 위원회 위원 구성을 3월 중 결정해 격주 단위로 10개 의제에 대해 논의한다. 정기현 의료 혁신 위원장은 "체감 높은 대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