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그룹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가운데)과 법률 자문을 맡은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 이병주 일맥 대표변호사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 간섭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허지윤 기자

한미약품(128940)그룹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사내 직원을 성추행한 한미약품 공장 임원 A씨의 징계 절차 과정에서 신 회장의 개입이 있었다'는 박재현 대표이사의 폭로에 정면 반박했다.

신동국 회장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 비위 임원 A씨의 징계 절차와 관련해 어떠한 간섭이나 압력도 행사한 바 없으며,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 "1월 해외 체류…귀국 후엔 이미 사표 수리"

신 회장은 논란이 된 녹취와 관련해서는 "해당 대화는 A씨의 조사나 징계 과정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한 달간 해외에 체류했고, 1월 말 귀국 후 A씨가 이미 회사를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관련 절차는 모두 종료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2월 9일경 박 대표가 사전 예고 없이 신 회장 집무실을 찾아와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연임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그간 구매·생산 부문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를 거론하며, 해당 사안에 대한 책임이 있는 박 대표의 연임에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 구매·생산 부문 조사 이야기가 언급됐고, 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자문위원과 A씨가 모두 사표를 제출하고 퇴사했다는 대화가 오갔다는 주장이다.

◇ "박 대표 연임 요청 자리…발언 부적절한 부분은 반성"

신 회장은 문제의 녹취가 이뤄진 면담도 박 대표가 연임 협조를 구하기 위해 먼저 찾아와 나눈 대화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녹취는 A씨가 퇴사한 지 약 열흘가량 지난 시점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상장회사 대표이사가 연임이라는 목적을 위해 비밀 녹취를 하고, 이를 마치 자신이 조사 과정에서 방해 지시를 한 증거인 것처럼 인터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을 왜곡해 최대 주주를 비난하는 행위는 회사의 평판과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다만 "A씨가 이미 퇴사한 이후였고, 사건 내용도 충분히 알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발언이라 하더라도, 표현상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되면서도 상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회사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A씨의 성 비위 사건 조사와 징계 절차와 관련해 신 회장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신 회장과의 면담 내용을 폭로했다.

녹취에 따르면 신 회장은 "그 사람이 여자 성폭행할 사람도 아니잖아"라며 가해자를 두둔했고, 박 대표의 징계 필요성 설명을 끊으며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녹취에서 "몰랐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다 박 대표가 "가해 임원과 통화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며 "왜 그만뒀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