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현금 배당을 속속 늘리고 있다.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사업 성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주당 배당금이나 총 배당 규모를 높인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주주 친화 정책 압박 분위기 역시 기업들이 주주에게 이익을 더 나눠주는 주주 환원 확대로 이어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가운데 유한양행(000100), 녹십자(006280), 셀트리온(068270)이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들 기업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고 있다.
◇제약사, 역대 최대 이익에 배당도 늘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년 연속 2조원대 연매출을 올린 유한양행은 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610원의 배당을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449억원 규모다. 주당 배당금과 배당금 총액 모두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중국에서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기술료를 받은 데 더해, 전문 의약품 처방이 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영업이익은 1044억원으로 90%가량 증가했다.
JW중외제약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보통주 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금 총액도 약 120억원으로 9% 늘렸다. JW중외제약은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와 복합제 리바로젯의 처방이 늘어난 데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748억원, 영업이익 9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 영업이익은 14% 증가했다.
일동제약은 2019년 이후 7년 만에 배당에 나섰다. 보통주 1주당 2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5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49%가량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3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사업 재정비에 따른 고정비 절감 등의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이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차원에서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명인제약은 주당 1500원의 배당을 공시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창업주인 이행명 회장과 특수 관계인들이 지분 73.8%를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 창립 후 첫 배당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은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와 주당 배당금은 같지만 배당 총액은 1538억원에서 1640억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은 주주 환원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 지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고마진 제품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연결 기준 매출은 4조1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1685억원으로 137% 넘게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비과세 감액 배당을 추진한다. 자본 준비금을 줄여 현금으로 배당하는 방식인 감액 배당의 경우, 개인 주주는 배당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은 창립 이후 첫 배당에 나선다.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371원을 배당하며 배당금 총액은 약 200억원 규모다.
알테오젠은 2024년 흑자 전환한 데 이어 기술 수출 확대 등을 토대로 지난해엔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7%, 영업이익은 275%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57%로 뛰어올랐다.
피부 미용 전문 기업 파마리서치는 보통주 1주당 37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1100원) 대비 236%가량 많은 금액이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배당 총액은 428억원 규모다. 지난해 파마리서치 당기순이익(1706억원)의 2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의료기기 리쥬란과 화장품 리쥬란 코스메틱의 국내외 매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파마리서치 매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5357억원을 기록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과가 배당 확대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