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보령 본사 전경./보령

보령(003850)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의 약가 인하를 막기 위한 첫 법정 공방에서 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12일 보령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약제급여 상한금액 인하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카나브 약가 인하를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판결로 그동안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유지돼 온 기존 약가는 다시 인하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카나브는 보령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매출 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쟁점은 특허 범위였다. 카나브의 물질 특허는 2023년 만료됐다. 다만 보령은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적응증 특허가 2036년까지 유효하다며, 후발 의약품과 동일 선상에서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이 현행 약가 산정 규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복제약 출시를 앞두고 카나브 30mg을 기존 439원에서 307원으로, 60mg은 642원에서 450원으로, 120mg은 758원에서 531원으로 인하한다고 고시한 바 있다.

보령은 즉각 항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보령이 2심과 함께 다시 집행정지를 신청해 최종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약가를 방어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보령 관계자는 "후발 의약품이 카나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신약의 권리 보호를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카나브는 2010년 허가된 국산 신약이다. 단일제를 넘어 복합제로 확장한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누적 매출 1600억원대를 기록했다. 약가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연간 수백억원 규모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