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기준으로 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이름을 올리면서, 해외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MSCI는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규 편입했다. 기존 MSCI 한국 지수에 포함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알테오젠(196170), HLB(028300), 유한양행(000100), SK바이오팜(326030) 등 6곳이었다. 이번 편입으로 관련 종목은 총 7곳으로 늘었다.
MSCI 지수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지수로,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 등을 반영해 구성 종목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 지수에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해외 자금 유입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편입이 해외 투자 유치와 자본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사업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이른바 '트럼프Rx' 출범으로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정책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관련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신약 분야로 연구개발(R&D)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임상 1상 계획(IND)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돼 글로벌 1상에 돌입했다. 매년 1건 이상의 IND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구조적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전년도 실적에 반영됐던 일회성 수익(마일스톤) 규모가 지난해보다 컸던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마일스톤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도, 제품 판매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분기별 실적 변동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와 비용 증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도 향후 실적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이번 MSCI 지수 편입은 자본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은 지수 구성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편입 종목을 매수하는 이른바 '패시브 자금'으로,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R&D 투자가 불가피한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유상증자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보다 우호적인 자금 조달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MSCI 글로벌 스몰캡(소형주) 지수에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다수 편입됐다. 일동제약(249420), 에이프릴바이오(397030), 엘앤씨바이오(290650), 오름테라퓨틱(475830) 등 5곳이 이름을 올렸다.
MSCI 글로벌 스몰캡 지수는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로 구성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지표로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스몰캡 지수 편입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찰 대상군에 공식적으로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SCI 글로벌 스몰캡 지수 편입은 대형주 중심이던 글로벌 투자 레이더에 국내 바이오 소형주들이 본격적으로 포착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해외 액티브 투자자들의 관심이 동시에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몰캡 지수는 당장의 실적보다는 향후 성장 스토리와 기술 경쟁력을 중시하는 만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중장기 가치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