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격 의료서비스 기업 힘스앤드허스(Hims & Hers)가 글루가콘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 알약을 활용한 저가 복합 조제약을 출시한 지 이틀 만에 해당 약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7일(현지 시각)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GLP-1 계열 성분을 활용한 복합조제(compounding) 약물에 대해 단속 강화하겠다고 경고한 다음 날 나온 조치다. 힘스앤드허스의 판매와 FDA 경고 조치에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힘스의 주가도 출렁였다.
힘스앤드허스는 이날 "조제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성분명) 알약을 출시한 이후 업계 전반의 이해 관계자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결과 해당 제품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은 지난해 12월 FDA 승인을 받아 올해 1월 초 미국에서 출시됐다. 현금 결제 환자 기준 월 149달러(약 21만8000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시장에선 이 제품을 일라이 릴리에 일부 내준 비만 치료제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노보의 핵심 카드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힘스앤드허스가 지난 5일(현지 시각) 위고비 알약을 복합조제(compounding)한 제품 판매에 나서면서 논란이 됐다. 힘스앤드허스는 월 구독료를 49달러(약 7만1000원)에 책정했다.
복합조제는 약사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시판 의약품이나 원료를 활용해 특정 환자에게 맞도록 용량·성분·제형 등을 조정해 조제하는 맞춤형 의약품 제조 방식이다. 미국에선 법으로 정한 조건에 한해 이를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시판 의약품이 품절·공급 부족일 경우, 환자가 알레르기 등으로 기존 제품을 쓸 수 없는 경우 등이다.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는 출시 초기 공급 부족으로 한시적으로 복합 조제가 허용된 바 있으나 현재 노보 노보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주요 GLP-1 제품은 공급 부족이 해소된 상태이며, 위고비 알약은 애초에 공급 부족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힘스의 알약 출시 소식에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급락했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보유한 릴리도 자체 GLP-1 알약을 오는 4월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FDA가 제동을 걸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FDA는 힘스와 일부 온라인 약국들이 판매해 온 GLP-1 성분 복합조제 약물에 대해 품질과 안전성, 연방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티 마카리 FDA 국장은 "FDA 승인 의약품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불법 복제약을 대량 마케팅하는 기업들에 대해 신속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승인되지 않은 의약품의 품질, 안전성, 유효성은 검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FDA의 성명이 발표되자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올라 앞선 하락분을 회복됐다. 반면 힘스의 주가는 약 15% 하락했다.
앞서 미국 보건복지부(HHS)도 해당 사안을 법무부(DOJ)에 부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도 힘스의 제품이 자사 위고비의 유효성분을 그대로 사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소송 가능성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