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십이지장 궤양 및 염증 치료에 사용되는 설글리코타이드 제제에 대해 사용 중지를 권고하면서 삼일제약(000520)의 수익성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허가된 설글리코타이드 제제는 삼일제약의 '글립타이드정200mg' 한 품목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 제품은 회사 전체 매출의 5.4%를 차지했다.

삼일제약의 '글립타이드정200mg'./삼일제약

식약처는 지난 5일 의약품 안전성·유효성 재평가 결과를 토대로 설글리코타이드 제제가 해당 적응증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에게 해당 약물 사용을 중지하고 다른 치료제를 선택하도록 권고하는 의약품 정보 서한을 배포했다.

다만 식약처는 제출 자료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내용을 종합한 결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의약품 유통 실적 자료에 따르면 글립타이드의 연간 매출은 2019년 115억원, 2020년 84억원, 2021년 65억원, 2022년 84억원, 2023년 88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누적 매출이 1500억~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건강보험 급여 삭제로 이어질 경우 회사가 급여 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립타이드는 2012년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당시 위염 적응증 관련 국내 임상을 조건으로 급여가 유지된 전례가 있다.

삼일제약은 당시 국내 환자 12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임상을 진행해 보험 급여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이사 회장./삼일제약

이번 사안은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 체제의 경영 성과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 회장은 삼일제약 창업주 고(故) 허용 전 회장의 손자이자 허강 전 회장의 장남이다. 허강 전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김상진 전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해 왔으며, 이후 허 회장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회사 실적은 최근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허 회장이 단독 대표 체제를 구축한 2024년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은 98.2%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2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억원에서 22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순이익은 56억원 손실에서 345억원 손실로 폭이 확대됐다.

회사는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베트남 점안제 위탁생산(CDMO) 공장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를 들고 있다. 상업 생산 준비와 GMP 승인 획득 과정에서 인력과 관리 비용이 늘어나 판관비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