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TG-C(인보사). /뉴스1

'인보사(TG-C) 사태'로 지난 6년간 발목이 잡혔던 코오롱그룹이 사법 리스크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 던졌다. 성분 조작 의혹을 받던 이웅열 코오롱(002020)그룹 명예회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다.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코오롱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의 신약 출시와 명예 회복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5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약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명예회장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우석 전 코오롱생명과학(102940) 대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명예회장 측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줄곧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그는 "연구진의 보고를 신뢰했을 뿐, 성분 변경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허가를 받거나 투자자들을 속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항변해 왔다.

재판부 역시 이 회장이 실무진으로부터 성분 착오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9년 검찰 수사 시작 이후 6년을 끌어온 법적 공방 끝에, 이 회장은 마침내 '성분 조작 지시'라는 억울한 누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이로써 코오롱은 인보사의 미국 품목 허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나, 2019년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 유래 세포로 밝혀지며 국내 품목 허가가 취소되는 등 존폐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20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임상 재개를 승인했고,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이를 'TG-C'로 명명해 임상을 이어왔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미 미국 내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마친 상태다. 현재는 추적 관찰 단계로, 오는 7월 임상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 결과를 토대로 내년 1분기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한다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인보사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출시까지 1년쯤 걸리는 점을 감안해 2028년 하반기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시판이 확정되면 미국에서는 12년, 유럽에서는 10년의 독점 판매권을 보장받는다. 미국·유럽 판권은 코오롱티슈진이, 국내 및 아시아·아프리카 판권은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성장세도 고무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08억3000만 달러(약 16조원)에서 2035년 366억 달러(약 54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인보사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환자 수요를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생산은 스위스 론자(Lonza)의 싱가포르 공장이 전담한다.

적응증 확대도 순조롭다. 코오롱티슈진은 무릎에 국한됐던 치료 범위를 고관절과 척추로 넓히고 있다. 최근 FDA로부터 척추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아, 조만간 척추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투약 절차에도 돌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