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연어 주사(리쥬란)' 열풍으로 코스닥 시장의 총아로 떠올랐던 파마리서치(214450)가 하루 만에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반납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돈 4분기 실적(어닝 쇼크)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권가는 회계 처리 방식 변경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5일 코스닥 시장에서 파마리서치는 전일 대비 23.89% 폭락한 33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인 71만1000원(작년 8월 26일)과 비교하면 5개월여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투매를 부른 방아쇠는 전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이었다. 파마리서치의 4분기 매출액은 1428억원,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4% 성장한 수치지만,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는 한참 못 미쳤다. 시장 기대치보다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20.4% 낮게 나왔다.
시장의 충격과 달리,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이 '회계적 착시'와 '선제적 투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매출 감소는 회계 기준 변경 탓이 컸다. 파마리서치는 그동안 판관비로 처리하던 '리쥬란 정품 인증' 및 마케팅 지원금을 4분기부터 매출에서 직접 차감하는 '순액 인식' 방식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작년 연간 누적 조정치인 약 50억원이 4분기 매출에서 일시에 빠지며 외형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났다.
수익성 하락은 미래를 위한 비용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연구개발(R&D) 비용과 직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4분기 판관비가 전 분기보다 100억원 가량 급증했다.
증권가는 파마리서치의 성장통을 인정하면서도 눈높이는 낮췄다. 삼성증권(64만→58만원), 키움증권(70만→58만원), 대신증권(70만→62만원) 등 주요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마리서치의 실적이 기대를 밑돈 것은 회계 이슈와 투자 비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리쥬란의 브랜드 파워나 내수 회복세는 여전하다"며 "유럽 파트너사 비바시(Vivacy) 초도 물량 공급이 시작되는 등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됐다"며 "올해 영업이익률 40% 수준의 수익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 급락에 회사 측은 즉각적인 주주 환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파마리서치는 이날 보통주 1주당 3700원, 총 428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6% 늘어난 규모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견조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