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기술수출한 이중항체 'ABL001(토베시미그)'가 분수령에 섰다. 파트너사 '컴퍼스테라퓨틱스'가 담도암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 2, 3상 주요 지표 결과가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컴퍼스테라퓨틱스는 이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미 식품의약국(FDA)에 생물의약품허가(BLA)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미 FDA와 사전 미팅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허가와 상용화에 성공하면 토베시미그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처음으로 인식하게 될 판매 로열티 제품이 된다. 회사는 연간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로열티 수취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마스 슈츠 컴퍼스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미국 시장 잠재력을 연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로 제시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발표하고 있다./에이비엘바이오

◇OS·PFS 남겨둔 토베시미그…하반기 FDA 문 두드린다

담도암은 1차 치료 이후 선택지가 제한적인 난치성 암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담도암 치료제 시장은 올해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5.3%를 기록하며 24억2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토베시미그는 종양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DLL4와 VEGF-A 신호 전달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항체다. 컴퍼스테라퓨틱스는 이 물질을 도입해 2022년부터 'CTX-009'라는 이름으로 화학항암제 '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을 파클리탁셀 단독요법과 비교하는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간 분석 결과, 병용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17.1%로 경쟁 약물인 '폴폭스'(4.9%)와 단독군(5.3%)의 세 배를 웃돌았다. 완전관해(CR)와 부분관해(PR)는 각각 1명과 18명에서 확인됐다. 질병 진행(PD) 비율도 병용군이 16.2%로 단독군(42.1%)보다 크게 낮았다.

시장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지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회사가 당초 사망 누적 비율이 80%에 도달할 시점에 분석해 지난해 말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환자 생존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정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빠른 허가를 위한 여건은 갖춰졌다는 평가다. 토베시미그는 2024년 미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 지정 의약품은 별도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또 다른 FDA 지원 제도인 '가속승인'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상 2, 3상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자주도임상(IST)도 병행되고 있다. 미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 주도로 이뤄지는 이 연구에서는 표준 1차 치료요법인 젬시타빈·시스플라틴·더발루맙과의 병용 전략을 시험하고 있다.

◇'첫 경상 로열티' 눈앞…에이비엘바이오, 체질 바뀔까

에이비엘바이오는 토베시미그가 FDA 허가를 받을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로열티 수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보유 파이프라인 임상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반복적으로 유입되는 수익원이 확보되면 실적 구조 역시 한층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동안 기술이전 선급금과 마일스톤 의존도가 높아 매출과 영업이익 변동성이 컸다.

그래픽=정서희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담도암 2차 치료 표준요법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번에 공개될 OS와 PFS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의미 있는 로열티 매출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베시미그의 약가 추정치는 기존 2만2000달러(약 3190만원)에서 6만6000달러(약 9570만원)로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에서 ORR이 30% 수준까지 개선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ABL001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한독(002390)이 국내 임상 2상에서 파클리탁셀 병용군의 ORR이 37.5%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어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임상 결과에 따라 FDA 가속승인 신청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초기 출시 지역은 미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컴퍼스테라퓨틱스는 미국 내 직접 판매를 염두에 두고 최근 커머셜 부문 책임자를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