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로 손해를 봤다며 코오롱생명과학(102940)과 2심 중인 소액주주들이 대거 항소를 취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주들은 회사 측이 인보사 성분에 대해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인데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보사는 성분 논란으로 국내에서 허가, 판매가 취소됐습니다. 미국에서도 임상이 중단됐다가 재개돼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요. 인보사를 둘러싸고 소액주주와 회사가 얽히고설킨 소송도 진행하는 중입니다. 7년 동안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요.
30일 제약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는 1심 175명에서 2심 39명으로 136명 줄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패소한 뒤 소송을 취하했는데요.
인보사는 코오롱(002020)그룹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950160)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입니다. 국내에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미국에서 별도로 임상을 진행하던 중 주성분이 식약처에 신고한 것과 다르다는 게 알려져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국내 허가 과정에서 주성분을 연골 유래(由來) 세포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 유래 세포였다고 합니다. 식약처는 허가를 취소했고 국내 판매가 중단되며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 소액주주들은 2019년 6월 회사를 상대로 64억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보사의 주성분이 다른 사실을 알면서도 회사 측이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였는데요.
이들은 "인보사 주성분이 연골 세포라는 전제 하에 회사 주식을 매수했다" "연골 세포가 아니라 신장 유래 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는 안전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등의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김석범)는 지난해 12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성분이 달라도 효능이나 유해성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회사 측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누락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후 주주들은 대거 소송을 취하했고, 일부 주주가 항소해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갔습니다.
소액주주들은 별도로 2019년 7월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등을 상대로 86억원 규모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달 15일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인보사 사태를 둘러싼 기존 판결을 고려한 것인데요. 이 소송도 처음에는 560여 명으로 시작했으나 일부 원고가 소송을 취하하며 300여 명으로 참여 인원이 줄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 거래가 정지되고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며 주가가 하락했다"면서 "현재는 미국에서 인보사 임상을 재개했고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일부 주주는 소송을 유지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하는데요.
인보사 성분을 조작해 정부 허가를 받고 팔았다는 혐의를 받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임직원 등에 대한 2심 판결은 다음 달 5일 나옵니다. 이들은 지난 2024년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1심은 코오롱 측이 고의로 성분을 속이거나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은폐한 것은 아니라고 봤는데요. 당시 재판부는 "과학에 대한 법적 통제는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인보사는 미국에서 2019년 임상이 중단됐으나 소명 절차를 거쳐 이듬해 임상이 재개됐습니다. 인보사는 이름을 'TG-C'로 바꿔 임상 3상에서 환자 투약을 마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인데요. 코오롱티슈진은 이르면 7월 임상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결과에 문제가 없으면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등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한때 벼랑 끝에 몰렸던 인보사가 미국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