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3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입부터 지역의사제가 도입된다. 지역의사제는 의대를 졸업하고 최소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 근무하는 조건으로 의대생을 뽑는 것이다. 서울 대치동 등 학원가는 의대반이 유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역의사제 전형을 노리고 학생들이 지방 유학을 떠나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7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간담회를 열고 "강남에 있는 학생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역의사제를 단순히 의대에 입학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軍) 복무와 전공의 수련 등을 감안하면 30대 중반에서 40대 가깝게 해당 지역에서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 인생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한 이유는 우수한 학생이 전국 의대에 입학해 교육을 받은 뒤 서울이나 대도시로 쏠려 지역 의료가 취약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역에서 자란 학생이 의대를 졸업하고 해당 지역에서 기여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0년 복무하고 떠나라는 게 아니라 그동안 지역을 체험하고 환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해 지역에 남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지역의사제는 서울을 제외한 비(非)수도권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 의대 32곳에서 시행한다. 의대가 있는 지역이나 근처에서 고교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다. 복지부는 100% 지역 고교 출신으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의사제로 입학하면 등록금, 기숙사비, 생활비 등을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출신 고교가 있는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의무 근무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시정 명령 등을 거쳐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군 복무와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은 의무 복무 기간(10년)으로 인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다만 의무 복무 지역에서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필수 과목을 수련하면 100% 복무 기간으로 인정한다. 복무 지역에서 기타 과목을 수련하면 50%를 산입한다. 의무 복무 지역이 아닌 곳에서 수련하면 복무 기간을 인정받을 수 없다. 입원, 요양 등 직무와 관련 없이 30일 이상 근무하지 않거나 육아휴직, 질병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복무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의무 복무 지역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시·도지사 협의와 복지부 장관 승인을 받고 변경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생계를 함께하는 가족이 중대한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입었는데 해당 지역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의무 복무 중인 지역 의료기관이 폐업하는 경우, 진료 가능한 환자 수가 감소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면서 "본인 귀책이 아니지만 복무를 지속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지역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2027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설 연휴 전 발표할 계획이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3058명으로 이번에 늘어나는 의대 정원은 대부분 지역의사제로 선발한다.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논의 중이다.
앞서 보정심은 2037년 부족한 의사 수를 2530명에서 4800명으로 판단했다. 여기서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에서 배출할 600명을 제외하고 5년으로 나누면 연간 386명에서 840명 의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정심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
복지부는 보정심 결과를 보고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한다. 각 대학에 몇 명씩 배분할지는 교육부와 협의해 발표할 예정이다. 각 대학은 의대 증원분을 반영해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세우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승인을 거쳐 모집 요강을 5월쯤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