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의사 인력 양성 토론회에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고3이 치르는 2027학년도 입시 의대 입학 정원을 설 연휴 전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2027학년도부터 5년간 늘어나는 의대 정원은 최소 1930명, 최대 4200명 범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22일 보건복지부가 서울 중구에서 개최한 '의사 인력 양성 공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실장은 "6개 모델을 기준으로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는 최소2530명에서 최대4800명으로 전망된다"며 "2030학년도부터 2037년까지 공공의대(400명)와 지역 신설 의대(200명)에서 총600명의 의사가 추가 배출된다는 가정을 적용하면 실제 증원 규모는1930명에서 4200명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5개 연도로 나누면 연간 386명에서 840명을 증원하는 셈인데, 이 인원을 5년간 균등하게 배분할지, 단계적으로 늘릴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올해 의대 모집 인원은 3058명으로 증원 분은 지역 의사제로 배정한다.

이번 증원분은 전원 지역의사제로 선발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비수도권 인구 1000명당 필수 의료 전문의는 0.46명에 불과하다. 수도권은 그 4배인 1.86명이다. 필수 의료는 업무 강도가 높고 소송 부담이 있어 기피가 심하다. 그마저 있는 인력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신 실장은 "의대 정원을 확대해도 수도권이나 선호 과목으로 의사들이 쏠리는 문제를 지역 의사제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의사제로 의대에 입학하고 졸업한 뒤 병원에서 수련받고 전문의가 돼 (지역에)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지역 의사제는 지방 의대를 졸업하고 해당 지역에 최소 10년간 의무적으로 남아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의대생을 뽑는 것이다. 의대를 다니는 동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입학금과 등록금, 기숙사비 등을 지원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10년간 의무 근무를 하지 않으면 시정 명령을 거쳐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2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의사 인력 양성 토론회에서 정부, 의료계,환자단체,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발표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추계 기준 시점인) 10여 년은 환자들에게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라면서 "오늘 치료를 받아서 살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 인력 양성이) 정치적 타협의 결과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의사를 더 뽑아도 어차피 모두 서울 강남으로 가서 머리를 심고 있을 것 아니냐"면서 "보건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데 당장 어떻게 의사들을 지역, 필수, 공공 의료로 끌어들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내년도 의대 정원은 동결하고 2028학년도 정원부터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하나의 (의사 인력) 숫자를 정답처럼 제시하면 안 된다"면서 "프랑스, 독일 등 해외도 의사를 늘렸지만 (의사들이) 지역으로 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이 먼저 가고 (부족한 의사 수) 추계가 따라가야 하는데 추계를 먼저 하고 공공의대 (정책을) 논의하는 등 순서가 거꾸로 됐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2027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해 각 대학에 몇명씩 배분할지 4월쯤 교육부와 발표할 예정이다. 각 대학은 의대 정원이 정해지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승인을 받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세우고 5월쯤 모집 요강을 올린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국민의 건강한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면서 "토론회가 의사 인력 정책 결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