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028300)의 미국 자회사 이뮤노믹 테라퓨틱스가 항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뮤노믹은 자체 개발한 면역치료 백신 플랫폼 '유니트(UNITE)'를 기반으로 한 자가증폭 RNA(saRNA) 항암 백신 후보물질 'ITI-5000'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이 FDA로부터 승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ITI-5000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시험에 들어가게 된다.
ITI-5000은 면역세포가 암을 더 잘 인식하도록 설계된 항암 백신이다. 암 항원을 세포 안의 '리소좀'이라는 구조로 정확히 전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리소좀은 면역세포가 외부 물질을 처리하고, 이를 다른 면역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후보물질은 암 항원을 LAMP-1이라는 단백질과 결합시켜 리소좀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암 항원이 CD4+ T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는데, CD4+ T세포는 면역 반응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핵심 세포다. CD4+ T세포가 활성화되면 항체를 만드는 B세포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CD8+ T세포까지 함께 활성화돼 보다 입체적인 항암 면역 반응이 유도된다.
임상 1상 시험은 'VITALITI'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병기 2~3기의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ITI-5000 단독 투여와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과의 병용 투여를 비교해 안전성과 내약성, 초기 면역 반응을 평가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재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암이다.
병용 요법에서는 두 약물의 역할이 다르다. ITI-5000이 면역 반응의 출발점을 만들면, 펨브롤리주맙은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PD-1 경로를 차단해 이미 활성화된 면역 반응이 유지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지속시키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이번 임상은 미국 내 최대 8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되는 다기관·공개 임상으로, 이뮤노믹은 올해 2분기부터 환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동건 이뮤노믹 대표는 "이번 임상 승인은 장기간 축적된 연구 결과가 임상 단계로 이어진 것"이라며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서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을지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트 플랫폼은 암에서 나타나는 특정 항원을 LAMP 계열 단백질과 결합해 면역세포가 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면역관문 단백질 발현 수준에 따라 효과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 플랫폼은 항원 자체를 기반으로 면역 반응을 직접 유도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암종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