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아토피 치료제'로 불리는 듀피젠트 특허가 오는 2031년 전후 만료된다.
듀피젠트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미국 바이오 기업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해 지난 2024년 매출 141억달러(약 20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경동제약(011040)은 현재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중이다. 임상 1상 개시를 위한 사전 개발 단계다. 1976년 설립된 경동제약은 합성 의약품에 주력했으나 듀피젠트를 시작으로 바이오시밀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 의약품이기 때문에 합성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단가가 높다.
경동제약은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 기업인 프로티움사이언스와 협력 계약을 맺었다. 세포주와 배양·정제 공정 개발, 바이오 원료 의약품 분석, 제형 개발 등을 함께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동제약은 항체(抗體)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기존 합성 의약품 개발, 허가, 생산,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확장하겠다"면서 "듀피젠트 특허가 만료된 뒤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듀피젠트를 초기 개발하고 있다. 아직 임상 1상 개시 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상업성이 보장됐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대웅제약(069620)도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셀트리온 연구 부문 사장을 지낸 홍승서 박사를 바이오시밀러(BS) 사업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대웅제약은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핀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인사이트마켓 리서치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 2024년 265억달러(40조원)에서 2033년 1851억달러(273조원)로 전망된다. 유럽 등 해외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때 임상 3상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사 측은 "개발 리스크는 줄이고 원가 경쟁력은 높이는 전략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듀피젠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17년 아토피 치료제로 허가했다. 국내는 이듬해인 2018년 들어와 2020년 건강 보험이 적용됐다. 듀피젠트는 아토피 피부염의 병인(病因)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토카인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억제한다.
듀피젠트 특허 독점이 끝나면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이 허가한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는 없다. 국내 기업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해 듀피젠트 매출의 5%만 가져와도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 반면 듀피젠트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듀피젠트는 천식, 부비동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적응증은 의약품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질병이나 증상을 의미한다. 적응증을 확대하면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가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특허가 끝나면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적응증을 확대하면 그만큼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어 일종의 방어가 가능한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