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26년 1월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연간 수주액 6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6공장 건설 추진과 전략적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 송도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과 미국 생산기지 증설, 위탁개발(CDO) 역량 확대 추진으로 글로벌 톱티어 CDMO을 넘어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존림(John Rim)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사장은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열린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 메인 트랙 발표에서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생산능력과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을 중심으로 한 3대 축 확장 전략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 생명과학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최종 통과해, 투자 시장과 업계에선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꿰차는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커져 있다. 이번 행사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새로운 기회 선점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26년 1월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부터 10년 연속 JP모건의 공식 초청을 받아 메인 행사장인 그랜드 볼룸 발표 무대에 올랐다. 그랜드 볼룸은 전체 500여 개 발표 기업 중 25곳만 설 수 있는 무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생산능력 84만5000리터로 확대…6공장 검토"

존림 대표는 지난해 회사의 주요 성과로 '인적 분할 완수'와 '미국 생산 거점 확보'를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분리해 순수 CDMO 체제를 구축했다. 또 송도 제3캠퍼스 부지 확보와 함께 글로벌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미국 메릴랜드 록빌에 있는 공장을 인수해 첫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인수 거래는 올해 1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송도 1~5공장의 생산능력은 78만5000리터 수준이며, 록빌 공장 인수 완료 시 글로벌 생산능력은 84만5000리터로 확대된다.

회사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내 6공장 건설 추진과 미국 생산시설을 10만리터 규모로 키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존림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록빌 공장은 현재 약 6만리터에서 추가로 2만~4만리터 확장이 가능하다"며 "록빌 공장 운영의 안정화뿐 아니라 추가 확장 기회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생산·영업 거점 확대를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전략적 M&A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 기회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또는 생산시설 인수, 차세대 모달리티를 보유한 기술 회사 투자 같은 비유기적 성장 기회도 적극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송도 6공장 건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리거 포인트(trigger point·분기점)를 기다리고 있다"며 "5공장이 빠르게 램프업(Ramp-up·대량 생산 돌입 전 생산능력 증가)되고 있고,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 승인만 이뤄지면 (6공장을) 착공할 수 있다"며 "올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확보한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에 2034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해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백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양한 모달리티 연구·생산 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ADC 생산능력 확장, 중소규모 리액터 증설 등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적화된 생산 체계인 '엑설런스(ExellenS™)'를 적용해 전 세계 어디서나 일관된 공정과 품질을 보장해 고객 신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엑설런스(ExellenS™)는 회사가 작년 10월 공개한 CDMO 서비스 브랜드로, 동등성(Equivalency)과 속도(Speed)를 핵심 가치로 삼아 고객사에 일관된 품질의 의약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위탁개발 새 기회 노린다"

위탁개발(CDO) 영역 확대도 핵심 전략이다. 회사는 작년 31건의 CDO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2월에는 마스터세포은행(MCB)과 벡터 설계·제작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MCB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핵심으로,목표 단백질을 가장 잘 생산하는 최종 세포주를 대량으로 배양한 후, 수많은 바이알에 나눠 동결 보관한 상태이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개발 전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작년 6월에는 '삼성 오가노이드'를 출시하며 인공장기를 이용한 임상시험수탁(CRO)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회사는 포트폴리오(사업 영역) 측면에서는 CRO·CDO·CMO를 아우르는 CRDMO 역량을 강화해 의약품 개발 전 주기에 걸친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존림 대표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유망 바이오텍과의 협업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달리티(Modality·약물전달기술) 전략과 관련해서 존림 대표는 "ADC는 2026년 첫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완제의약품(DP) ADC 공장이 2027년 1분기 완공되면 엔드투엔드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관세 이슈와 관련해선 "한미 간 협의로 최대 관세율이 15%로 정리됐고, 최혜국대우(MFN) 계약을 체결한 국가의 고객사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입 시 관세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제조 환경 구축, 데이터 기반 운영 효율화 등 디지털 전환(DX) 전략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편차 보고서(deviation report) 분석, 바이오리액터 효율 최적화, 레진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존림 대표는 "전자배치기록(EBR)을 5공장에 처음 도입했고, 연말에는 2.0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품질과 효율이 동시에 올라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