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 막이 올랐다. 이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로, 제약 바이오산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공식 참석자 수는 9000명 이상에 달한다. 세계 각국의 기업인과 투자사가 대거 참가하는 자리인 만큼, 전략적 협력과 투자 등 빅 딜(Big deal)이 성사되는 기회의 장으로 여겨진다.
개회식이 열린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 안은 오전 7시부터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제레미 메릴먼(Jeremy Meilman) JP모건 헬스케어 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개회사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헬스케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2026년 한 해 동안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먼 대표는 "헬스케어 산업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압도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3년 단 21개 기업 참여로 시작한 콘퍼런스가 올해 참가 기업은 525곳으로 늘었다"며 "공식 참석자는 9000명 이상이고 투자자 간 1대 1 미팅은 1만2000건 이상 예약됐다"고 밝혔다. 그는 "1983년 당시 40억달러(한화 5조8600억원)에 불과했던 참여 기업 합산 시가총액은 올해 10조달러(약 1경4600조원)에 육박한다"며 팬데믹 이후 가장 뜨거운 투자 열기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메릴먼 대표는 2025년의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8% 하락하며 고전했던 S&P 바이오텍 지수(S&P Biotechnology Select Industry Index·XBI)가 하반기에만 47% 급등하며 연간 기준 16% 상승률을 기록한 S&P500 성과를 크게 앞질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주식 자본 시장(ECM) 발행량은 전년 대비 70%, 인수합병(M&A) 거래량은 100% 이상 폭증했다. 50억달러(약 7조33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거래는 2024년 4건에 불과했으나, 2025년 하반기에만 16건이 성사돼 시장의 유동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기세는 올해 초에도 이어졌다. 메릴먼 대표는 "지난주는 지난 10년 중 가장 바쁜 1월 첫째 주였다"며 "이미 30억달러(약 4조4100억원) 이상의 주식 발행과 올해 첫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말했다.
올해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키워드로 금리, 특허 만료 대응을 위한 인수합병(M&A), 인공지능(AI)이 떠올랐다.
메릴먼 대표는 "현재 3.6%인 연준 금리가 올해 시장 기대치인 150bp(1.5%P) 추가 인하될 경우 시장은 더 탄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허 만료에 직면한 대형 제약사들이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인수에 나설 것"이라며 "2025년 얼어붙었던 우량 기업들이 시장에서 성숙기를 거쳐 IPO로 대거 쏟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AI의 파괴적 혁신이 헬스케어 서비스 기술 분야를 주도하고 있으며,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 모두 활동이 활발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의료기기(MedTech)도 중국 관세와 공급망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며,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M&A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먼 대표는 기업 가치 평가(Valuation) 데이터를 제시하며 "고성장 기업은 프리미엄을, 저성장 기업은 할인받는 경향이 뚜렷하며, 대형 기업일수록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M&A를 성장을 위한 핵심 도구로 사용하는 추세는 2026년의 지배적인 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15일(현지 시각)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머크, 화이자,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등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 회사들이 대거 참여해 내년 사업 계획과 중장기 R&D 전략 등 전망을 발표한다.
한국 기업은 13~14일(현지 시각) 공식 발표 무대에 초청돼 오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알테오젠(196170), 디앤디파마텍(347850), 휴젤(145020) 등 5곳이 공식 발표 무대에 초청돼 오른다.
별도 발표 무대 없이 초대만 받아 행사에 참여하거나, 행사 기간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사업 미팅을 갖는 기업들도 많다. 한미약품(128940), 유한양행(000100),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 SK바이오팜(326030),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리가켐바이오(141080), 에임드바이오(0009K0), 알지노믹스(476830), 클래시스(214150) 등 여러 기업 대표와 실무진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