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사무실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신약과 바이오 개발은 연구자끼리 정보 공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력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둥지를 옮기고 있다. 기술 협업을 위해 흩어진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기도 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476040)는 1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충북 오송으로 본점 소재지를 옮긴다. 연구개발 인력이 오송으로 자리를 옮기고 영업 등 수도권 근무가 필요한 일부는 판교에 남는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동물 실험을 대신해 신약 효과를 검증하고 재생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기술을 갖고 있다.
오송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등 국책 기관과 생명과학단지, 바이오 기업들이 있다. 회사는 바이오 기업과 연구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송은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 만큼 지자체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빠르게 기업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조만간 판교 본사와 연구소 인력 약 500명을 송도 글로벌 연구·공정 개발(R&PD) 센터로 옮길 계획이다.
회사는 2021년부터 3000억원 넘게 투입해 송도에 약 3만414㎡(9216평) 부지를 마련했다. 이곳에 바이오 연구소와 공장,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회사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등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센터가 완공됐다"면서 "내부 가구 등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했다.
송도는 인천공항, 항만이 근처에 있어 바이오 의약품 원·부자재 조달이 용이하고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서울, 경기도 등과 멀지 않아 고급 인력 확보도 비교적 유리하다. 송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이 자리 잡은 것도 이런 이유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과 협력할 일이 많은데 송도는 근처에 공항이 있어 오며 가며 일할 때 편리할 것"이라고 했다.
HLB(028300)그룹은 지난해 12월 흩어져 있던 계열사들을 서울 강남 학동 신사옥으로 한 곳에 모았다. 기존에 HLB제약(047920)은 송파구 문정동에, HLB생명과학(067630)은 선릉에, HLB테라퓨틱스(115450)는 성남시 분당 등에 흩어져 있었다. 회사는 임대료 부담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4 2월 학동 신사옥을 매입했다.
신사옥은 지하 4층~지상 7층, 연면적 9610㎡(약 2907평) 규모다. 계열사 직원들은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공유하고 기술 협력을 할 수 있다. 회사는 직원들이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 파멥신(208340)은 본점 소재지를 대전에서 경기도 용인으로 옮기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오는 15일 주주총회에 올릴 예정이다. 파멥신이 있는 대전에는 알테오젠(196170),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등 바이오 기업이 몰려 있다. 2008년 설립된 파멥신은 2018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나 신약 후보 물질인 올린베시맙 임상이 중단됐고 자금난을 겪었다.
파멥신은 지난해 5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 회사는 법원에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 폐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정리매매 등 관련 절차는 보류된다. 회사 측은 본점 변경 사유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