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훈 보건복지부 차관이 7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약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스1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 조직 신설과 15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업계는 그에 앞서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차관은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열린 '2026 약계 신년교례회'에서 "올해부터 제약바이오 산업 전담 조직을 신설해 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K-바이오 백신 펀드를 추가 확충하고, 1500억원 규모의 임상 3상 복합 펀드를 새롭게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또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국내 의약품 파이프라인이 완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은 지원책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에 쏠렸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복제약(제네릭) 약가 산정 기준을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 수준에서 40%대까지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발표했다.

업계는 제네릭 가격 인하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제네릭 가격 인하로 연간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연구·개발(R&D)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도 이날 "최근 정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은 산업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 투자 여력의 위축과 고용 감소는 물론, 채산성이 낮은 필수의약품의 공급 불안으로 보건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약가제도 개편의 방향과 속도를 둘러싼 문제 제기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은 제네릭 의약품인데, 사용량이 늘었다는 이유로 약가 수준을 더 낮추는 것은 생산 포기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 논리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국민 부담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장의 우려가 큰 만큼 제도 세부 내용과 추진 속도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약가제도 개편을 단순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 차원이 아니라 제약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