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는 내년 초 먹는 위고비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노보 노디스크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세계 최초의 먹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 판매 승인을 받았다. 주사제가 아닌 알약 형태의 위고비가 체중 감량과 심혈관 위험 감소 효과를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비만 치료 옵션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다.

노보 노디스크는 22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비만약 '위고비 알약(Wegovy® pill)'을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 및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 목적으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위고비 알약은 내년 1월 초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에 승인된 위고비 알약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세마글루타이드 25㎎ 제제로, 비만 치료를 위한 세계 최초의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다. 기존 주사형 위고비(2.4㎎)와 동일한 성분을 사용하면서 복용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주사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도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으며, 최종 제품의 냉장 보관과 콜드체인(저온 유통)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먹는 위고비의 안전성과 효능은 임상 3상에서 확인됐다. 위고비 알약을 64주간 복용한 비만·과체중 성인 환자들은 기존 위고비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인 평균 16.6%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참가자 3명 중 1명은 체중이 20% 이상 감소했다.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FDA는 위고비 필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안전성 역시 기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할 방침이다. 내년 1월 초 위고비 알약의 시작 용량인 1.5㎎ 제제를 우선 공급한다. 자가 부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할인 가격은 월 149달러(한화 22만967원)로, 노보의 GLP-1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낮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하반기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도 위고비 필에 대한 허가 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미국 승인에 이어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에서 경구용 GLP-1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더스트더(Mike Doustdar)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승인으로 환자들은 주사제와 대등한 효과를 가진 편리한 알약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출시된 어떤 경구용 GLP-1 치료제도 위고비 필과 같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