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가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을 활용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AI 단백질 설계 기업이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공동 연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동 연구는 갤럭스의 단백질 설계 플랫폼 '갤럭스디자인(GaluxDesign)'을 활용해, 단백질을 설계 초기 단계부터 구현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 방식으로는 확보가 어려웠던 단백질을 AI가 요구 기능에 맞춰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갤럭스디자인은 치료 표적과 항체 간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설계해 신약 후보물질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 플랫폼이다.
실제로 갤럭스는 지금까지 공개된 사례 가운데서도 다양한 항체 단백질을 새롭게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보고된 항체들은 물질의 농도를 뜻하는 1몰(mol)의 10억분의 1 크기인 나노몰(nmol) 수준에서 결합력을 보였으나, 갤럭스가 설계한 항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후보는 나노몰보다 1000배 작은 1몰의 1조분의 1 크기인 피코몰(pmol) 농도에서도 항원에 결합했다.
최근에는 타깃당 약 50개의 소규모 설계만으로도 30% 이상의 결합 항체 확보에 성공했다.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고품질 항체를 정밀하게 도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존 단백질 구조를 참고하지 않고 처음부터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드 노보(de novo)' 항체 설계 성과 가운데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갤럭스는 20년 이상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연구해 온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설립한 기업이다. 갤럭스와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확인되는 기술적 가능성을 바탕으로, 향후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베링거인겔하임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협력을 진행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원하는 기능을 갖춘 단백질을 AI로 처음부터 설계하는 갤럭스의 기술 역량을 이번 협력을 통해 분명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