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을 둘러싼 특허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Halozyme Therapeutics)가 알테오젠(196170)의 제조 공정 특허에 대해 무효 심판을 청구하며 전선을 넓혔다.

알테오젠은 12일 "할로자임이 미국 특허상표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에 자사 히알루로니다제 제조법(Manufacturing method) 관련 특허에 대해 당사자계 무효심판(IPR)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된 특허는 히알루로니다제 효소를 배양·생산하는 공정에 대한 것으로,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전환 원천기술 'ALT-B4' 자체를 보호하는 물질특허와는 별개다.

IPR(Inter Partes Review)은 제3자가 "이 특허는 기존 기술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며 무효를 주장하는 제도다. 다만 '문헌자료만으로' 무효를 입증해야 해 진입 장벽과 난이도가 높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전경./알테오젠

◇할로자임 "선행 기술로 충분히 예측 가능"…알테오젠 "대응 준비 완료"

할로자임은 알테오젠의 해당 특허(미국 특허 제12,221,638호)가 기존 기술을 단순 조합한 수준에 불과해 새로운 발명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자사 선행 특허(EP3037529)와 공개 기술 문헌(WO2017/011598)을 근거로, "세포 배양 온도를 낮춰 단백질 생산성을 높이는 공정은 이미 알려진 개념이며, 알테오젠이 주장한 '예측 불가능한 효과'도 선행 기술에 기재돼 있다"는 입장이다.

알테오젠의 특허는 세포 배양 온도를 37℃에서 28~34℃ 범위로 낮춰 효소 활성을 떨어뜨리는 시알산화(sialylation)를 억제하고, 활성을 1만유닛(Units/mL)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제조법을 담고 있다.

할로자임은 "자사 특허의 실시예에는 이미 1만7000유닛 수준의 고활성 데이터가 있다"며 심사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등록된 특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즉각 반박했다. 회사 측은 "할로자임이 선행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특허의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태"라며 "구체적 전략은 밝힐 수 없지만 대응 방안을 준비해두었고, 특허의 유효성을 강하게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트너사들도 선행기술 검토와 실사를 마친 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만큼, 특허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이미 확인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할로자임·MSD·알테오젠, 글로벌 소송전 '삼각 전선' 확대

이번 IPR 청구는 최근 독일 법원이 할로자임의 손을 들어주며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SC' 판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직후 나왔다. 업계에서는 할로자임이 알테오젠의 기술 기반을 흔들어 협상력을 높이거나, 경쟁사의 시장 진입 속도를 늦추려는 전략적 조치로 보고 있다.

키트루다SC에는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이 적용돼 있다. ALT-B4는 정맥주사용 항체·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로 바꿔 투약 시간을 크게 줄이는 기술로, 알테오젠은 2020년 6월 MSD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해당 기술의 사용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MSD는 할로자임이 보유한 피하주사 전환 기술 '엠다제(MDASE)' 특허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며 올해 10건이 넘는 '등록 후 특허취소심판(PGR)'을 제기하며 먼저 공격에 나섰다.

이에 할로자임은 MSD를 상대로 미국 연방지법에 특허 침해 소송을 냈고, 독일에서는 키트루다SC 판매 금지 가처분을 받아내며 다시 우위를 점했다.

이 가운데 할로자임이 미국에서 알테오젠 특허까지 정조준하면서, SC 제형 시장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한층 복잡한 '삼각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알테오젠은 "이미 마련한 전략에 따라 미국 내 법률대리인들이 대응할 것"이라며 "주요 진행 상황은 신속히 공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