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올해 뚜렷한 반등 신호를 냈다. 내년부터는 회사가 인천 송도로 이전하는데, 회사는 사업 구조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장의 적자 개선 기대감을 충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회사가 지난달 밝힌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08억원, 영업손실 1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배 늘었고, 영업 손실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장중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백신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화) 전환 이후 크게 위축돼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일시적 공급 증가가 아니라 위탁개발생산(CDMO), 차세대 백신 파이프라인, 생산·연구 인프라 재정비 등 기술 중심 전략이 실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독일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가 실적 기여가 확인됐다. 인수 이후 IDT는 분기 1000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 IDT는 원액(DS)부터 완제(DP)까지 가능한 유럽 대표 제조 기업이다.
회사는 단일 백신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 기반 수익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성을 좌우할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폐렴구균 백신(PCV21)'을 꼽았다. 이는 기존 13가·15가 대비 더 넓은 혈청형을 예방하는 21가 백신으로, 현재 미국·유럽·호주·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도 임상 승인을 획득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연간 10조원이 넘는 세계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소아·성인 전 연령대가 수요층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PCV21가는 이 시장에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아직 출시된 제품이 없는 최초 신약)로 평가된다"며 "PCV21가 모멘텀(성장동력)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의견을 냈다.
회사는 이에 맞춰 생산 인프라도 정비 중이다. 안동 L하우스 내 폐렴구균 전용 생산시설을 늘려 면적 4200㎡의 공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발효·정제·충전 전 공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재설계했다. 글로벌 cGMP 기준 충족이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백신의 상업 생산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도 글로벌 R&PD센터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중장기 전략 중 하나다. 회사에 따르면 송도 센터는 기초 연구부터 항원 디자인, 공정 개발, 파일럿 생산, 임상 연계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R&D 체계를 한 공간에 통합한 국내 최초의 백신 특화 R&D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판교–안동으로 분산돼 있던 개발과 생산 전 단계가 한 루프로 연결돼 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공동 개발·기술이전·파일럿 스케일업 테스트가 한 시설 내에서 모두 가능해져 국제 협업 속도도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