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탄저백신 '베리트락스주' 첫 출하./GC녹십자

GC녹십자(006280)는 질병관리청과 공동 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가 국내에서 처음 출하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 4월 국산 제39호 신약으로 허가된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번 초도 물량은 질병청 비축 백신으로 공급된다.

배리트락스주는 세계 최초의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으로, 생물테러 상황에 대비한 대테러 위기대응 의약품이다. 탄저는 탄저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1급 법정감염병으로, 치료가 늦으면 치명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

탄저균의 치명성 때문에 사람을 감염시킨 뒤 백신을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은 불가능하다. 대신 동물시험으로만 효능을 평가하며, 생물테러 대응 백신은 임상 2상에서 안전성 평가만으로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기존 탄저백신은 비병원성 탄저균을 배양해 독소를 제거하는 약독화 생백신 방식으로,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만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고, 높은 가격 탓에 비축 물량을 늘리기도 어려웠다. 국산 백신 출시는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리트락스주는 탄저 독소의 주요 구성 성분 중 두 가지 단백질 항원을 활용해 설계됐다. GC녹십자는 해당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미생물에 삽입해 배양·정제하는 재조합 기술로 백신을 생산했다. 이 방식은 기존 생백신보다 안전성이 높고 품질 관리가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상시험에서도 우수한 안전성과 강한 면역반응이 확인됐다.

백신은 GC녹십자의 전남 화순공장에서 생산되며, 연간 최대 1000만 도즈의 제조 능력을 갖췄다. 이는 1인 4회 접종 기준 약 250만 명분이며, 필요할 경우 신속한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질병청과 공동 개발한 국산 탄저백신의 첫 출하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가 방역 역량 강화와 백신 자급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