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알테오젠

"내년 코스피 이전 상장 1호 기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박순재 알테오젠(196170) 대표는 8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스닥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알테오젠은 이날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8월 코스피 이전 계획을 밝혔고 9월 이전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회사는 조만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예비 심사는 보통 3개월 안팎 걸린다. 이후 코스피 상장 일정을 유관기관 등과 협의한다. 회사는 내년 중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코스피 이전 상장의 핵심은 한국거래소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내년 코스피 이전 상장) 1호라 심사가 엄격할 것이고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실적도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이 정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래소에서) 내부 관리 시스템 등을 만들어 6개월 정도 운영해보라고 권장하기도 한다"고 했다.

알테오젠 시가총액은 24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전 상장이 마무리되면 알테오젠은 코스피 시총 28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알테오젠 주주들은 코스피 이전으로 외국인과 기관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알테오젠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피하 주사 제형(키트루다 큐렉스)./머크

한편 알테오젠은 항암제를 정맥(靜脈) 주사에서 피하(皮下) 주사 제형으로 바꿔주는 기술 'ALT-B4'를 갖고 있다. 피하 조직에서 히알루론산층을 분해해 약물이 빠르게 흡수될 수 있도록 한다. 알테오젠의 기술은 미국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됐다.

그런데 키트루다 피하 주사 제형은 최근 독일에서 판매 제동이 걸렸다. 알테오젠의 경쟁사로 꼽히는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할로자임)가 신청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이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이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이번 사안은 파트너사인 머크와 할로자임의 법적 분쟁"이라면서 "주요 유럽 국가에서 (판매 금지) 가처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처분 명령으로 영향을 받는 매출은 키트루다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하다"고 했다. 키트루다는 머크가 지난 2014년 출시한 면역 항암제로 지난해 매출 295억달러(41조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