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정밀 의학'과 '차세대 면역치료'를 축으로 암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오사마 라마(Osama Rama)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임상전략 총괄 부사장은 지난 6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ESMO Asia 2025)'에서 "암은 하나의 방식만으로는 제압할 수 없다"며 "여러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복합 전략으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환자 암세포의 특징을 분석해 여러 표적을 동시에 노리는 맞춤형 치료를 하겠다는 것이다.
라마 부사장은 "앞으로는 암이 생긴 장기보다 암세포의 유전자·단백질 변화를 기준으로 치료제를 선택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라며 "특정 표적을 정밀하게 겨냥하는 표적치료제와 항체-약물 결합(ADC) 신약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Claudin18.2, HER2 등 다양한 표적을 겨냥한 차세대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에 올려놓고 있다.
면역항암 전략도 더욱 다각화한다. 면역 시스템을 깊고 넓게 활성화해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항암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라마 부사장은 "단일 면역항암제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면역반응을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활성화하는 병합 면역치료와 이중항체가 앞으로 표준치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 개입 시점도 '말기 중심'에서 '조기 단계'로 옮긴다. 그는 "암이 많이 진행된 뒤 개입하면 생존 기간을 조금 늘리는 데 그치지만, 조기 단계에서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개발 전략은 전면적으로 조기 질환(Early Disease)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항암제 10종 출시를 목표로 한다. 라마 부사장은 "이미 여러 암에서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면역항암제 '임핀지(IMFINZI·성분명 더발루맙)'를 기반으로 다양한 병용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며 "2030년에는 간암·담도암 환자의 3명 중 1명, 위암 환자의 7명 중 1명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치료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암 치료는 ▲정밀 표적 치료 ▲면역치료의 복합 전략 ▲조기 개입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는 위장관(GI) 암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 만큼, 임상 개발의 무게 중심도 자연스럽게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