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IMFINZI·성분명 더발루맙)'를 표준 항암화학요법(FLOT, 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도세탁셀)과 병용한 수술 전후 치료가 아시아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질병 진행과 재발을 늦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6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ESMO ASIA 2025)'에서 위암 분야 글로벌 3상 임상시험 '마테호른(MATTERHORN)'의 아시아 환자 하위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마테호른 임상은 수술이 가능한 2~4기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GEJ)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FLOT 항암치료에 임핀지를 추가했을 때 재발 없이 생존하는 기간(EFS)과 전체 생존(OS)이 개선되는지를 평가한 3상 연구다.
임핀지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 PD-L1 신호를 차단해 T세포(면역세포)가 다시 공격하도록 돕는다. 미국에서 이미 수술 가능한 초기 및 국소 진행성 위암·위식도 접합부(GEJ) 선암 환자에 대해 승인된 치료제로, 수술 전 신보조요법, 수술 후 보조요법, 이후 단독요법으로 사용된다.
◇임핀지+FLOT 병용, 글로벌 임상서 재발·사망 위험 감소 입증
앞서 글로벌 연구에서는 948명의 환자가 임핀지+FLOT 병용군과 위약+FLOT 비교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수술 전 2회 FLOT 병용 후, 수술 후 최대 12회까지 임핀지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중간 분석에서 임핀지 병용군은 질병 진행, 재발, 사망 위험이 29% 낮아졌다. 1년 시점에서는 임핀지 병용군 78.2%가 사건 없이 생존했으며, 위약 비교군은 74.0%였다. 24개월 기준으로는 각각 67.4%와 58.5%였다.
전체 생존(OS)에서도 임핀지 병용군의 사망 위험은 22% 낮았다. 3년 생존율은 68.6%로 FLOT 단독군 61.9%보다 높았다. 장기 생존율 추이를 보면, 18개월 OS는 임핀지 병용군 81.1%, 위약 비교군 77.1%로 나타났다. 24개월은 임핀지 병용군 75.5%, 위약 비교군 70.4%, 36개월은 임핀지 병용군 68.6%, 위약 비교군 61.9%로 시간이 지날수록 두 그룹 간 차이가 벌어졌다.
◇아시아 위암 환자도 마찬가지…일본, 한국, 대만 180명 분석
아시아 하위분석에는 일본, 한국, 대만 환자 180명이 참여했다.
수술 후 암이 완전히 제거된 비율(pCR)은 임핀지 병용군 18.9%로 위약 비교군 5.6%보다 약 3~4배 높았다. 24개월 무사건 생존율(EFS)은 임핀지 병용군 72.1%, 위약 비교군 64.2%로 글로벌 전체 환자군(67.4%, 58.5%)보다 높았다. 임핀지 병용군의 사건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은 26% 낮았다.
임핀지 병용군과 위약 비교군 모두 3~4등급 이상 중증 반응 발생률은 87.8%와 87.5%로 비슷했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호중구 감소증으로 아시아 환자 약 69%에서 나타났다. 대부분 부작용은 기존 FLOT 요법 범위 내였으며, 치료 중단이나 심각한 안전 문제는 드물었다. 글로벌 전체 환자군에서는 71~72% 수준으로 아시아군보다 다소 높았다.
◇韓, 조기 발견율 높아도 재발 위험 여전…임핀지 병용 주목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위암은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암이며, 사망 원인에서도 5위다. 위암의 90~95%는 위 점막에서 시작되는 선암으로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국가검진 덕분에 조기 발견율이 높아 사망률이 낮다. 2022년 기준 위암은 신규 확진 5위, 5년 상대생존율은 67~69%로 미국(37.9%)보다 훨씬 높다. 다만 수술 후 60% 이상은 2년 내 재발할 위험이 있어, 조기 재발 방지 전략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의 옐레나 잔지기안(Yelena Y. Janjigian) 암전문의는 "아시아 분석 결과는, 아시아 환자에서도 임핀지 병용 치료가 재발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글로벌 결과와 일관되게 나타났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