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HLB 회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제2회 HLB바이오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그룹의 항암신약 개발 회사 에이치엘비(HLB)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HLB 새 수장으로 김홍철 HLB이노베이션 대표이사·사장이 내정됐다.

HLB(028300)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인사로 오너인 진양곤 회장과 백윤기 대표이사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됐던 HLB는 김홍철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된다.

회사는 "전략적 집중과 신규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결정"이라며 "리더십 구조를 재정비해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탄탄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진양곤 회장은 그룹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에 집중한다. 회사 측은 "진 의장은 향후 미래 성장동력 확보, 계열사 시너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해 그룹의 지속적 기업가치 제고와 글로벌 확장을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HLB는 간암 치료 신약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노렸으나, 지난해 5월 FDA에서 보완 요구를 받으며 미국 시장 진출 고배를 마셨다.

그룹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강화해 경영 집중도를 높이고, 성과에 기반한 명확한 책임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김홍철 HLB 신임 대표는 2023년 인수한 HLB이노베이션의 초대 대표로서 조직 정비와 경영효율화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 측은 "김 대표가 미국에서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인 자회사 '베리스모'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R&D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HLB 대표로서 미국 자회사 '엘레바'의 신약 승인과 상업화 준비도 안정적으로 관리·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2017년부터 이어온 진 의장의 주주 간담회 소통 방식을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고, 진 의장이 직접 상장 계열사의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진 의장 직속 기구로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 '현장지원본부' 조직도 개편됐다. 기획 인사 부문을 '전략기획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산하에 '미래전략팀'을 신설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내년 간암과 담관암 신약의 허가, 상업화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 신규 사업 기회 발굴과 미래 동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HLB 로고.

주요 계열사 수장도 자리가 교체됐다.

HLB이노베이션(024850)의 새 대표이사 사장에 윤종선 HLB사이언스(343090) 대표가 내정됐다. 백윤기 HLB 대표이사가 HLB생명과학(067630) 대표이사를 맡고 기존 남상우 HLB생명과학 대표는 HLB그룹 고문으로서 활동할 예정이다.

HLB생명과학 자회사인 HLB셀은 그룹 현장지원본부 바이오링크팀 이지환 이사가 상무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회사 측은 이 대표 선임에 대해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활력 제고와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도연 HLB제넥스 대표이사는 자회사인 HLB뉴로토브의 대표이사를,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이사는 자회사 바이오스퀘어 대표이사를 각각 겸직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추후 각 사의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문정환 HLB그룹 인사 부문 부회장은 "이번 인사는 전략적 집중과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통해 그룹의 성장 구조를 고도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성과 중심의 조직 운영 체계를 더 강화해 책임과 성과를 명확히 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해 그룹 전반의 추진력과 실행력을 더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양곤 의장의 미래 전략 리더십 아래 계열사 간 협력은 물론 해외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