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가 셀트리온(068270)과 다중항체 기반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양사는 여러 표적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차별화된 다중항체를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협력에서 갤럭스는 AI 기반 항체 설계와 초기 신약 후보물질 검증을 담당하고, 셀트리온은 비임상·임상 연구부터 상업화까지 전 과정 개발을 맡는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임상까지 이어지는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신약개발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중항체는 단일항체와 달리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표적을 인식한다. 기존 단일항체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높아 여러 불치병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갤럭스의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은 치료 표적과 항체 간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어, 복잡한 다중항체 개발에서도 최적 특성을 가진 후보물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갤럭스는 AI와 물리화학적 원리를 결합한 독자 플랫폼 '갤럭스디자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단백질을 참고하지 않고 처음부터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드노보(de novo) 방식이 핵심 기술이다.

최근 이 플랫폼을 통해 여러 표적에 대해 30% 이상의 항체 설계 성공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20년 이상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연구한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설립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다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신약 치료법 개발을 위해 외부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협업은 셀트리온의 풍부한 개발·임상 노하우와 갤럭스의 혁신적 AI 설계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항체 치료제 개발 속도와 성공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은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처음부터 정의된 구조와 기능을 가진 후보물질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셀트리온과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새로운 개발 모델을 산업 현장에서 실제 구현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수영 셀트리온 신약연구본부장은 "다중항체와 같은 고난도 신약 개발에는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접근법이 필수적"이라며 "갤럭스와의 협업을 통해 변화하는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