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 산업의 주요 화두가 약물 전달 기술과 제형 다변화다. 이에 기존 치료제보다 투약 통증과 불편을 더 줄이면서 치료 효과와 약물 흡수율, 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 기술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2일 코스닥에 상장 예정인 쿼드메디슨(464490)은 일반 주사제와 먹는 약(경구제)의 한계를 보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히는 '마이크로니들(micro needle·미세 바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1mm 미만의 미세바늘이 배열된 패치 형태로 피부에 부착하면 각질층을 통과해 약물을 진피층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바이오·공학 융합형 치료 기술이다.
백승기 쿼드메디슨 대표이사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연 IPO 간담회에서 "백신·펩타이드·합성의약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내외 기업과의 기술 이전 협력을 확대하고, 세계 최초로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CDMO 사업화를 추진해 상업화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CDMO 역량 강화, 연구개발, 임상 확대, 생산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공모는 총 17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2000원~1만5000원,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이다.
◇ "기술 이전·임상 진입으로 상업화 속도"
회사는 마이크로니들 적용 효용이 높은 백신·골다공증·비만 치료제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수출을 비롯한 상업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경구제의 한계는 '낮은 약물 흡수율'이다. 이 탓에 환자는 약을 자주, 많이 먹어야 한다. 주사 제형은 환자에 통증이 따를 뿐만 아니라, 액상이라 주사기와 콜드체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그만큼 생산 비용도 많이 든다. 펜 타입의 피하 주사제는 환자의 피부, 체지방률에 따라 흡수율이 달라 개별 효능의 차이를 보인다.
마이크로니들은 이런 기존 의약품 제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백 대표는 "고형 제제인 마이크로니들은 상온에 안정적이고, 최소 침습하는 데다 혈류와 만나는 지점에서 일관된 흡수율을 보인다"며 "자가 투여할 수 있어 의료인도, 콜드체인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쿼드메디슨의 경쟁력으로 고분자 마이크로니들 기술뿐 아니라 팁을 녹일 수 있는 분리형 마이크로니들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쿼드메디슨은 분리형 'S맵(S-MAP)', 코팅형 'C맵(C-MAP)', 입자부착형 'P맵(P-MAP)'으로 구성된 3개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맵은 니들 팁이 피부 투여 시 지지체와 분리되는 구조로, 쿼드메디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C맵은 미세 구조체에 유효성분을 균일하게 코팅해 체액 접촉 시 약물이 용해되는 방식이다. P맵은 동결 건조 기술을 기반으로 미세입자 형태의 약물을 니들 팁에 부착하는 구조다.
백 대표는 "세 플랫폼은 합성의약품과 백신 등 다양한 제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국내외 기업들과 연구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하고 기술 이전 모델을 통해 매출 다각화를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미 한림제약, 상명이노베이션에 각각 기술을 수출했다. 또 광동제약(009290), LG화학(051910) 등 국내 제약사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라이트재단(RIGHT Foundation)과는 장티푸스백신, B형 간염 백신, 홍역·풍진 백신 등과 여러 백신 개발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라이트재단은 게이츠재단과 한국 보건복지부, 국내 바이오기업이 공동 출연한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이다.
각 파이프라인의 개발 단계에 따라 발생하는 마일스톤 기술료와 향후 제품 판매에 따른 사용료(로열티)가 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 된다.
◇ "CDMO 모델로 중장기 사업 확장"
쿼드메디슨은 마이크로니들 CDMO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올해 GMP 라인을 완비하고 내년 글로벌 파트너사(현재 비공개)와 용인에 생산 공장 구축을 진행해 2027년 글로벌 공급용 첨단 GMP 시설을 구축해 국제조달사업 입찰에 참여해 공급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백 대표는 "마이크로니들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자동화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CDMO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형 연구 단계부터 원료를 마이크로니들에 직접 탑재해 전자동화 공정을 거쳐 최종 완제까지 일괄 생산이 가능한 무균 생산 설비를 이미 확보했다"며 "이는 소재·장비·공정 기술을 모두 내재화해 바이오 제품의 상용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의약품뿐 아니라 화장품과 피부 관리용 디바이스 등 피부미용 영역으로도 마이크로니들 소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의약품 급 기술 신뢰도를 앞세워 미세 자극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고기능성 화장품으로 단기 수익원을 확보하고, 이후엔 진단 의료기기 시장으로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기술료 중심으로 매출을 확보해 왔는데, 내년부터 화장품과 디바이스용 소재 장비 기술을 공급해 매출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쿼드메디슨의 2024년 매출액은 약 93억원이고, 영업손실은 약 44억원이다. 회사는 2027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