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피부 재생 플랫폼 기업 로킷헬스케어(376900)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종가는 7만5500원으로 전일 대비 10.87% 올랐다. 장중에는 7만6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3만5000원대에서 7만5000원대로 뛰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로킷헬스케어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 출신인 유석환 대표가 2012년 설립했다. 올해 5월 기술특례로 상장하며 공모가 1만1000원으로 첫날 시총 142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피부 재생 플랫폼은▲환부 자동 모델링 소프트웨어 ▲3D 바이오 프린터 ▲환자 조직 기반의 바이오잉크(세포·지지체 혼합 생체물질) 제작 키트 등으로 구현된다. 손상된 부위의 '빈 자리를 채워줄 새 집'을 3D 프린터로 먼저 만든 뒤, 환자 자신의 세포로 그 집을 채워 넣어 상처가 스스로 자라며 회복할 수 있게 돕는 원리다.
특히 당뇨병성 족부궤양(당뇨발) 치료에 적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3차병원에서 공공보험도 수령했다. CPT 코드(미국 병원·의료진이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할 때 사용하는 표준 코드)로 분류된 것이다. 중동·유럽 등 각국 보건당국은 미국 CPT 코드 적용 사례를 근거로 AI 재생치료의 경제적·임상적 효용성을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현재까지 한국을 제외한 46개국과 보유 기술 플랫폼 판매 계약을 완료했으며, 2027년까지 상용화 국가를 72개국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중국 특허→플랫폼 출시→임상 승인…연속 호재에 시장 '집중'
주가 급등세의 직접적인 촉매는 국내 당뇨발 재생 치료 임상 개시 승인이다. 로킷헬스케어 보유 기술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혁신의료기술 트랙에 올라서며 신의료기술 평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에 승인 받은 기술은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자가 미세지방 조직을 이용한 상처 치료'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기술이다. 회사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 빠른 시일 내 건강보험 등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1일에는 조직 재생 섬유소 활성 플랫폼 'AI-FRESH'를 출시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 플랫폼은 환자의 혈액에서 특정 성분을 분리·활성화한 뒤, AI 기반 영상·임상 데이터를 이용해 통증 및 기능 저하 부위를 찾아 섬유소 활성 주사(조직 재형성을 촉진해 상처 회복과 통증 완화를 돕는 주사 치료)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초기 적용 분야는 당뇨발, 회전근개 부분 파열, 만성 통증 등이다. 기존 피부 재생 플랫폼과 함께 사용될 경우 수술 전후 회복 속도 단축 효과가 기대돼, 업계에서는 "회복·통증 관리까지 포함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며 중장기 모멘텀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7일에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의 중국 특허 등록 소식이 전해지며 시총 1조원대를 돌파했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중국은 당뇨병 환자는 약 1억4798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당뇨발 시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당뇨발 재생 패치뿐 아니라 다양한 장기 재생 플랫폼 사업까지 추진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킷헬스케어의 피부 재생 플랫폼은 현재 당뇨발뿐 아니라 화상, 피부암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회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연골, 신장, 심장 치료로 영역 확장을 도모 중이다. 연골의 경우 지난 9월부터 한국, 미국, 남미 등에서 임상을 시작했다. 신장은 국내에서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심장은 지난 13일 국내 전임상 착수 계획을 밝혔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골 재생 키트는 당뇨발 대비 판매 단가가 수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용화 시 외형 성장과 이익률 개선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가 질주 속 '본업 체력'은 과제…美 민간보험 시장 진출 주목
굵직한 이벤트가 짧은 기간에 집중되며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지만, 로킷헬스케어는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2022년 -139억원에서 2023년 -74억원, 2024년 -56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연간 흑자 전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오랜 기간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지적돼 왔던 자본잠식(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상태)을 해소한 데다,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로킷헬스케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84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말 -775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022년 92억원, 2023년 124억원, 2024년 1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67억원, 영업손실은 1억4744만원이다.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 23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엔 매출 400억원에 도전한다. 플랫폼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두 배가 넘는 96억8000만원으로 잡았다. 플랫폼 사업의 주요 매출 창구는 바이오 프린터와 키트 판매다. 관련 매출액은 2023년 21억8700만원에서 지난해 45억800만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규제 환경, 보험수가(의료보험에서 인정하는 치료비 수준), 임상 시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국내 당뇨발 재생 치료 임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 민간보험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