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열대질환 치료제 '제프티'의 베트남 유통을 위해 현지 제약사 베파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제프티는 기존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를 기반으로 회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베트남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뒤 동남아 전체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MOU는 제프티의 신속한 공급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1963년 설립된 베파코는 현지 정부로부터 전문 의약품 수입·유통 허가를 받은 5대 제약사 중 하나로, 현재 34개 성·시에 걸친 전국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병원 2300여 곳, 클리닉 3500여 곳, 약국 2만7000여 곳을 아우르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제프티 공급망 확보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임상과 제품 허가에 대한 자신감이 자리한다. 제프티는 베트남에서 임상 2·3상을 통합한 '바스켓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은 뎅기열, 코로나19, 인플루엔자A, 지카열 등 서로 다른 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에게 동일한 약물을 투여해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세계 최초 범용 항바이러스제 임상 사례다.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면 곧바로 제품 허가까지 연결될 수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초 임상 성공을 목표로, 앞서 국제 신약개발 비영리기구 DNDi와도 제프티 기반 뎅기열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체결했다.
임상이 성공하면 제프티는 세계 최초 경구용 뎅기열 치료제가 된다. 베트남에서는 매년 약 40만명 이상이 뎅기열 확진 판정을 받고 있으며, 잠재적 환자는 약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인플루엔자와 지카열까지 포함하면 연간 수백만명 규모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제프티 임상에 성공하면, 베파코의 유통망을 활용해 베트남 전역에 즉시 공급하고, 캄보디아·라오스 등 인접 국가로 신속 확산시킬 예정이다. 원스톱 유통 시스템 구축을 통해 허가 직후 생산·수입·물류·유통 전 과정을 신속하게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정진환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부사장은 "베트남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제프티에 보여주는 높은 관심은 이 혁신 신약의 필요성과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며 "베트남을 중심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에도 공급을 확대해 동남아 치료제 허브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