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는 자사 플랫폼 '갤럭스디자인(GaluxDesign)'을 활용해, 타깃당 50개 설계만으로 약물 수준의 결합력을 갖춘 항체 후보를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갤럭스는 이번 성과가 기존 항체 발굴 방식과 달리, 필요한 기능을 처음부터 설계해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갤럭스는 AI와 물리화학적 원리를 결합한 독자적 플랫폼 갤럭스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단백질을 참고하지 않고 처음부터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는 '드노보(de novo)' 방식이 핵심 기술이다. 갤럭스는 20년 이상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연구한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설립했다.
전통적인 항체 발굴은 동물 면역 반응이나 방대한 라이브러리 스크리닝 같은 실험적 방법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하는 항체를 예측하기 어렵다. 항체가 확보된 이후에도 면역원성 개선과 친화도 향상 등 여러 최적화 단계를 거쳐야 해, 발굴 과정에 보통 1년 이상이 소요된다.
갤럭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반 항체 설계 기술을 통해 여러 타깃에 대해 강한 결합력을 갖춘 항체를 설계·검증했다. AI가 예측한 구조가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 실험 구조와 일치함을 확인했다. 광범위한 탐색 없이 단 50개의 설계만으로도 30% 이상이 치료 타깃에 정확히 결합하는 결과도 얻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전통적 실험 방법은 물론 기존 AI 접근법과 비교해도 수천 배 향상된 성과이자, 현재까지 보고된 다섯 그룹의 드노보 항체 설계 사례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이 중 다수는 별도의 최적화 없이도 한 달 이내 약물 후보로 개발 가능한 수준의 결합력을 보였다고 회사는 전했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항체를 '발견(discovery)'하는 시대에서, 필요한 항체를 처음부터 '설계(design)'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이를 기반으로 기존 방식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웠던 차별화된 항체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