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 환자가 급증하면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 승인된 치료제는 단 2종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동아에스티(170900)의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 '바노글리펠(Vanoglipel)'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M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대사 과정의 문제로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바노글리펠은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다. 그런데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핵심 세포(췌장 β세포)의 활동을 높이고, 장내 혈당을 낮추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과 위 억제 펩타이드(GIP)을 자극하는 새로운 원리가 확인됐다. 이후 동물실험에서 간에 직접 작용해 염증과 섬유화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MASH 치료제로 개발 방향을 바꿨다.
메타비아는 현재 바노글리펠을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경구용(먹는) 신약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 MASH 추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a 시험을 마쳤다. 바노글리펠 단독요법과 바노글리펠을 미국 머크(MSD)의 당뇨병 치료제 시타글립틴과 병용하는 시험을 진행했으며,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혈액검사에서는 간 손상을 나타내는 ALT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고, 비침습적 검사에서도 간 지방과 섬유화가 개선됐다. 지방간(CAP), 간 섬유화(FAST), 간 지방 함량(MRI-PDFF) 등 주요 지표가 모두 호전됐다.
올해 5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간학회(EASL Congress 2025)에서는, ALT 수치가 40~200인 환자에서 용량에 따라 감소한 결과가 발표됐다. 100㎎를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평균 22.8만큼 수치가 낮아졌다. FAST 점수는 0.559에서 0.371로 낮아져 간 섬유화가 개선됐고, MRI-PDFF 검사에서는 간 지방 함량이 19.9% 줄었다.
지난 7일 열린 미국간학회(AASLD) 연례학회에서는 추가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 절반을 포함한 임상 대상자에서 4주차(-0.37%p), 8주차(-0.41%p), 16주차(-0.54%p) 모두 평균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HbA1c)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체중 변화와 상관없이 혈당을 낮춘 결과로, 기존 MASH 치료제와 다른 차별화된 방식임을 입증했다.
메타비아 관계자는 "바노글리펠이 간과 대사 기능을 동시에 개선하며 MASH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다양한 데이터로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차별성과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