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 치료기기(DTx) 기업 로완이 개발한 경도인지장애 치료기기인 '슈퍼브레인 DEX'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11호 DTx다.
25일 로완에 따르면 슈퍼브레인 DEX는 태블릿PC 기반의 인지 훈련 소프트웨어로, 처방 후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 주 7일, 총 16주 동안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인지 기능을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DTx는 먹는 약이나 주사 대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의료기기다. 신약과 마찬가지로 탐색·확증 임상시험을 거쳐 치료 효과를 입증해야 식약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환자는 의사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치매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다. 정상 노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해마다 10~15%가 치매로 이어진다. 반대로, 이 단계는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의 골든타임이기도 하다.
로완은 슈퍼브레인 DEX에 환자 개개인의 인지 능력 상태와 호전도를 분석하고 자동으로 훈련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같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도 개인별 차이에 맞춘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며, 고령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UI)와 자동 난이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이번 품목허가는 서울성모병원·고대구로병원·이대서울병원·아주대병원 등 전국 12개 상급종합병원에서 50~85세 경도인지장애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했다. 연구 결과, 16주 후 인지 기능 점수가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향상됐다.
연구진은 "슈퍼브레인 DEX는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일상생활 기능(K-IADL)과 치매 진행 지표(CDR-SB)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며 "단순 훈련 앱을 넘어 실제 임상적 효과가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임을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슈퍼브레인 DEX는 병원 중심 치료를 집으로 확장했다. 고령 환자들이 반복적인 병원 방문 없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도 활용도가 높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허가가 국내 경도인지장애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유효성을 대규모 임상으로 확인했다는 점, 고령자 친화적 재택 치료 모델을 확립했다는 점, 향후 급여화와 의료 현장 도입 가능성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