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잇달아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반려동물용 브랜드를 신설하고 영양제는 물론 의약품 개발까지 확대하며 새 먹거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유유제약(000220)은 지난 19일 450만달러(약 66억원)를 출자해 미국에 지주사 '유유벤처(Yuyu Venture)'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유유벤처는 반려동물용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유유바이오(Yuyu Bio)와 영양제 사업을 담당하는 머빈스펫케어(Mervyn's Petcare)를 관할한다.

유유바이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고양이 만성질환 가운데 건선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머빈스펫케어는 고양이용 치아 건강 기능식품과 스틱형 영양제를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대웅제약(069620), HK이노엔(195940),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등도 동물 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사람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을 기반으로 반려동물용 '엔블로펫'을 개발해 지난달 30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허가를 신청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려견의 당뇨는 인슐린 투여 없이는 관리가 어려운 데다, 투여량에 따라 케톤산증이나 저혈당 쇼크 위험이 있어 안전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지오비스타와 손잡고 반려견용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공동 연구에 나섰다. 양사는 개 IL-13 표적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GV-V213'을 개발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은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를 대상으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반려동물용 신약은 지난 5월 임상 3상 승인을 받았으며, 경구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사람용은 연고제로 임상 2상 단계다.

의약품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시장 규모가 큰 영양제·의약외품 시장에도 제약사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동국제약, 차바이오그룹, 유한양행 등이 동물용 영양 보조제와 구강 케어 제품, 피부 크림 등을 출시했다.

유한양행(000100)은 반려동물 브랜드 '윌로펫'을 통해 반려견 생애 단계와 기능별로 세분화한 종합 영양제를 지난 9월 선보였다. 차바이오그룹 자회사 차바이오F&C는 올해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펫세븐(PET7)'을 론칭했다. 이달에는 가수분해 새우 단일 단백질을 사용한 반려견용 육포형 영양제를 출시했다. 김석진 차바이오F&C 대표는 "서울대 수의학과 임상동문회 등 전문가와 협업해 반려동물 전 생애를 아우르는 영양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커지는 글로벌 반려동물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전 세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2024년 230억달러(약 33조원)에서 연평균 5%씩 성장해 2037년 766억달러(약 112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