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328130)은 글로벌 진단·임상시험 서비스 1위 기업 랩콥(Labcorp)과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병리 분야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18일 밝혔다.
랩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둔 시가총액 약 32억원(약 221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100여 개국에서 7만여 명의 직원이 매년 7억 건 이상의 진단 검사를 수행한다. 다수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임상시험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사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2025)'와 '2025 미국분자병리학회(AMP 2025)'에서 첫 공동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협력을 공식화했다.
두 회사가 처음 진행한 연구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가운데, 단백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암을 유발할 수 있는 MET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의 종양 주변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한 것으로, 두 개의 주요 글로벌 학회에서 차례로 발표됐다.
연구진은 루닛의 AI 기반 면역 형질 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MET 엑손14 결손', 'MET 증폭', 'MET 변이 없음' 등 세 그룹으로 나눈 환자 371명의 병리 슬라이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변이 유형에 따라 종양미세환경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 가능성도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루닛과 랩콥은 AI 디지털병리 기술이 면역항암제 연구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실제 처방 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연구와 다른 암종으로 협력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글로벌 리더인 랩콥이 루닛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며 "AI와 디지털병리의 결합은 연구 인사이트를 실제 치료 의사결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크티 람키순(Shakti Ramkissoon) 랩콥 의학총괄은 "방대한 병리 데이터 속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끌어내길 기대한다"며 "AI 디지털병리가 종양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평가했다.
두 회사는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면역항암제 개발 지원, 바이오마커 발굴, 동반진단 등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 협업 모델로 파트너십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