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아직 없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신약 개발 전문 기업 이엔셀(456070)은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1A형 치료제로 개발 중인 EN001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a상 승인을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회사가 지난 8월 식약처에 임상 1b·2a상 통합 변경 신청을 했는데 심사 절차를 통과하고 최종 승인을 받은 것이다.
보통 신약 개발은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진행한 뒤 상용화할 수 있으나, 시중에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희소·난치 질환의 경우 신속 심사 제도를 통해 임상 2상 후 상용화할 수 있다.
삼성가(家)의 유전병으로도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소 질환이다.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 기능과 감각 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허가된 치료제가 없다.
이엔셀의 EN001은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로, 초기 배양 단계에서 얻은 중간엽 줄기세포를 사용해 개발·생산된다. 회사는 세포 배양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신경 재생과 염증 조절에 관여하는 치료 인자의 분비를 강화해 손상된 말초 신경의 기능 회복을 돕는다.
이엔셀은 앞서 환자 대상 임상 1상(1a·b)을 통해 반복 투여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시판까지 남은 관문은 임상 2상(2a·b)이다. 개발 성공 시 세계 첫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 대상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가 된다.
이엔셀은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EN001의 임상 2a상 종료 후 '신속심사제도(Accelerated Review)' 지정을 신청해 조건부 품목 허가(Conditional Approval)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 첨단재생의료 규제샌드박스 과제를 통해 환자 치료 시행을 위해 치료 계획 신청도 준비 중이다.
'첨단재생의료·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 전에는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자만을 대상으로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었는데, 질환군을 확대하고 법적으로 치료를 허용한 개정안이 올해 2월 시행됐다. 또 첨단재생의료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기존에는 의료기관만 가능했던 재생의료 치료 신청을 기업이 임상시험 완료 후 바로 신청할 수 있다.
회사는 "이번 임상 2a상에서 임상 1b상 결과를 바탕으로 EN001의 최적 용량을 도출하고 확실한 치료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며 "신속 심사를 통해 환자들이 가능한 한 빠르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