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의약품에 붙는 관세 상한이 15%로 확정돼 업계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국 백악관은 13일(현지 시각) 한미 무역 협의와 관련된 공동 팩트시트(fact sheet·공동 설명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북 경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한 한미 무역 합의 내용을 명시한 문서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의약품, 원목·목재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춘다. 또 한국산 의약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적용해 15%를 초과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사업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며 안도했다. 애초 100%를 웃도는 초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돼 우려가 컸다. 미국에 진출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관세 리스크는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의약품에 대한 최혜국 대우로 15% 관세 적용이 확정된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다행스러운 결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다만, 팩트시트에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에 무(無)관세를 유지하는 내용은 담겼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언급되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이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부담은 적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앞서 셀트리온(068270)은 미국 일라이릴리가 매물로 내놓은 현지 공장을 인수했고, SK바이오팜(326030)은 작년 위탁생산(CMO) 시설을 마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산 시설 변경 승인을 받으며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인수해 이미 관세 위험을 구조적으로 탈피했다"며 "현지 시설 확보를 통한 공급, 직판 역량 강화, CMO 확장 등 등을 통해 사업 역량을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팜 측은 "계속되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 대비해 왔고 이미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생산에도 착수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의 제제 기술과 제조 역량을 갖춘 만큼 미국 의약품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하·유통 구조 개선 정책과 맞물려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해 한국산 의약품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