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챗GPT 달리

한국이 주도해 개발한 항암 병용요법이 최근 폐암과 간암 등 주요 암종의 국제 치료 가이드라인에 잇따라 포함됐다. 국산 신약이 글로벌 표준 치료로 공식 인정받으면서 향후 시장 진입과 처방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0일 HLB(028300)는 개발 중인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최근 '바르셀로나 임상 간암병기(BCLC) 가이드라인'에서 진행성 간암 환자의 1차 치료요법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해당 질환의 1차 치료제로 우선 권고하도록 하는 조치다.

유럽간학회(EASL) 공식 학술지 간병학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공개된 최신 BCLC 가이드라인에는 HLB·항서제약 병용요법이 기존 3개 병용요법과 함께 진행성 간암 환자의 1차 표준 치료요법으로 포함됐다.

BCLC 가이드라인은 전 세계 간암 치료 지침의 근간으로, 종양의 크기와 개수, 간 기능, 전신 상태,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국제 표준 지침이다.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도 BCLC 지침을 기본 틀로 삼고 있다.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지난 3월 유럽종양학회(ESMO)의 간세포암 진단·치료 가이드라인(HCC)에서도 1차 치료요법으로 권고됐다.

업계는 잇따른 국제 가이드라인 등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HLB와 항서제약은 FDA에 두 차례 신약 허가를 신청했지만, 항서제약 현장 검사에서 드러난 생산시설 결함을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항서제약은 FDA의 지적 사항을 보완한 뒤 세 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완결성 있는 자료를 면밀히 준비해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상업화 이후 더 많은 환자들이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레이저티닙)과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아미반타맙(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처방되고 있다./유한양행

국산 항암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한양행(000100)의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도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렉라자와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아미반타맙(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지난 6일(현지 시각) NCCN 비소세포폐암(NSCLC) 가이드라인에서 우선권고 요법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NCCN 우선권고 요법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병용요법뿐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 렉라자 병용요법 투여 환자의 전체생존율(OS) 중앙값은 50개월 이상으로 나타났다.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최소 12개월 이상 연장된 수치다. 타그리소의 OS 중앙값을 연장한 치료제는 렉라자 병용요법이 처음이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평가받아왔지만, 그동안 글로벌 가이드라인 권고가 부족해 의료현장에서 처방이 활발하지 않았다. 업계는 이번 NCCN 지정으로 렉라자와 타그리소 간 본격적인 처방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렉라자 임상연구에 참여한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NCCN은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OS 개선을 입증한 요법들을 우선권고 요법으로 지정한다"며 "이에 향후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가이드라인에서 점차 순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