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내부에서 임직원 연봉과 고과 등 개인정보가 담긴 공용 폴더가 한때 접근 제한 없이 노출된 사건이 발생해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의 사업지원TF가 삼성바이오의 인사 평가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인데 회사는 과잉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10일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회사를 신고했다.

노조 집행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사내 업무용 공용 폴더 내에 임직원 5000여명의 개인 정보가 담긴 파일과 회사의 경영 정보가 접근 제한 없이 방치돼 있었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상태였고 주민등록번호, 학력, 연봉, 고과, 집 주소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노조 집행부는 "해당 자료에는 직원 근로 조건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었다"며 "이 자료가 불합리하게 바뀌거나 악용될 수 있어 즉시 회사에 알렸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산 개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이런 일이 발생했고, 권한을 부여받지 않은 임직원이 열람할 수 있음을 확인한 후 접근을 제한했다. 이후 권한을 부여받지 않은 임직원의 열람·취득 내역을 파악해 지난 7일 일부 직원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 평가에 직접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삼성전자 노조가 먼저 문제를 제기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삼성그룹 사업지원TF 및 피플팀 만행 정리 게시물./삼성노조 홈페이지 캡처

노조 관계자는 "유출된 파일 안에는 '서초'나 '그룹 보고' 등의 폴더나 파일명이 있었다"며 "핵심 인재 선발 과정도 회사 자율이 아닌 보고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사업 지원TF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 평가에 개입한) 연결 고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 측은 "단지 폴더명으로 유추해 부당한 인사 개입이 있었던 것처럼 해석하면 안된다"며 "삼성 그룹의 인사 제도적인 측면에서 그룹과 상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인력 유출이 심한 바이오산업 특성상 성과 관리가 필요한 면도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사내 안내문을 발송해 임직원에게 사과하고,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