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셀트리온(068270)이 미국 바이오 회사 카이진(Kaigene)이 보유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 물질 2종을 선급금 약 114억원에 사들였다.

셀트리온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바이오 기업 카이진(Kaigene)과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항체 기반 신약 후보 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exclusive)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카이진은 병인성 자가 항체를 분해하는 기술인 PDEGTM(Pathogenic Antibody Degrader) 플랫폼을 활용한 다중 항체 신약 개발에 특화된 바이오 회사다. 

해당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카이진의 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인 KG006의 중국, 일본을 제외한 독점적인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KG002의 전 세계 독점적인 글로벌 개발, 생산·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선급금 약 114억원을 비롯해 개발 마일스톤 최대 약 1584억원, 판매 마일스톤 최대 약 8921억원(순매출 5조 7096억원 달성 시) 등 최대 약 1조 620억원이다. 상업화 성공 시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순매출액의 5%~10%를 별도 지급하는 조건이다.

셀트리온이 확보한 후보 물질은 태아 Fc 수용체(Neonatal Fc Receptor, FcRn)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FcRn은 수용체 단백질로 체내 면역글로불린G(IgG)과 결합해 이들이 세포 내 소기관에서 분해되지 않고 재순환될 수 있도록 해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자가면역질환을 비롯한 질병을 유발하는 병인성(pathogenic) 자가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치료 전략이다.

회사 측은 "FcRn 억제제는 TNF-α 억제제와 인터루킨(IL) 억제제 이후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 원리로 떠오르고 있고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할 수 있어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신규 파이프라인의 추가로 신약 개발 중심 체제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초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 항체 신약 후보 물질을 포함한 신약 개발 로드맵을 발표하고 파이프라인(후보 물질)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넘어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겠다는 게 이 회사가 제시한 목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종의 신규 후보 물질 확보로 셀트리온이 강점이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신약 개발에 돌입하게 돼 신약 개발사로서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