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회사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할 신설 바이오 투자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가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Pure-play)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난 1일 인적 분할 완료에 관한 주요 내용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 분할 계획을 발표하고 절차를 진행해 왔다.

◇ 삼성에피스홀딩스 "바이오시밀러 사업 강화·유망 신사업 발굴"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겸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삼성에피스홀딩스

공식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개발·상업화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별도 자회사를 설립해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초대 대표이사는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겸직해 맡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별 최적의 사업 전략을 세워 적극적인 연구 개발·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지난 13년간 축적해 온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량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20개 이상의 경쟁력 있는 제품과 파이프라인(후보 물질)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을 위해 신설 자회사를 설립하고, 차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망 신사업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신설 자회사는 다양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대상으로 한 차세대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 이후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혁신을 추진한다.

신설 자회사는 확장성이 높은 요소 기술을 플랫폼화하고 다양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바이오텍(Biotech) 모델을 기본 사업 형태로 갖출 예정이다.

김경아 사장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출범은 미래 글로벌 바이오 산업을 선도할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강화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에피스만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설립된 이후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성공적으로 개발·출시했으며 지난해 창사 후 최대 실적인 매출액 1조5377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톱티어 CDMO 도약"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1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로 순수 CDMO로 거듭나 글로벌 톱티어 CDMO로의 도약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분할 전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는 구조에 대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맡기는 일부 고객사들이 우려를 제기해 수주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회사는 이번 분할로 이런 이해 상충 우려를 극복하고, CDMO와 바이오시밀러라는 서로 다른 두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했던 투자자들의 고민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생산 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의 3대 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한 CDMO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를 완성해 13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 '초격차'를 달성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오가노이드 등 모달리티 다각화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글로벌 톱20 빅파마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일본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한 글로벌 톱40 고객사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분할로 순수 CDMO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한편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회사의 사업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기업가치가 한층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사업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한 전략적 타당성을 인정하며 분할 찬성을 권고했다. 3대 주주(7.3%)인 국민연금공단도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회사분할 등기까지 마무리되면 인적분할을 위한 제반 절차는 모두 완료된다. 분할을 위해 오는 21일까지 거래가 일시 중지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오는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으로 분할돼 각각 변경상장·재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