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창업주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의 호를 기려 제정된 국제상인 고촌상 메달. 메달 속 흉상은 고(故) 이종근 회장./종근당

종근당고촌재단은 인도의 분자진단 전문 기업 몰바이오 다이그노스틱스(Molbio Diagnostics)를 '제18회 고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촌상은 종근당(185750) 창업주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의 호를 기려 제정된 국제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29일(현지 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으며, 주제는 '결핵 종식을 위한 신기술 도입과 실행 과정에서의 혁신과 성과'였다.

몰바이오 다이그노스틱스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공식 권고를 받은 최초의 현장형 분자진단 플랫폼 '트루낫(Truenat)'을 개발했다. 트루낫은 태양광 배터리로 작동 가능해 전기와 실험실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정확한 진단을 제공한다. 결핵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40여 종 감염병 진단에 활용되며 글로벌 보건진단 체계 강화에 기여했다.

이 기기는 WHO, 혁신진단기술재단(FIND), 세계결핵·에이즈·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Global Fund) 등과 협력해 인도, 나이지리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지에 보급됐다. 전 세계적으로 1만 대 이상이 사용됐으며, 1500만 건 이상의 결핵 검사를 시행했다. 필리핀 벤탄얀 제도에서는 결핵 선별검사 건수가 약 13배, 진단 건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동티모르, 콩고민주공화국 등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랩온휠스(Lab on Wheels)'라는 엑스레이(X-RAY) 장비와 분자진단기가 실린 이동형 진단차량을 도입해, 현장에서 선별검사부터 진단, 치료 연계까지 하루 안에 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18회 고촌상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종근당고촌재단 정재정 이사장, 몰바이오 다이그노스틱스 스리람 나타라잔 대표, Stop TB Partnership 루치카 디띠우 사무국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종근당고촌재단

스리람 나타라잔(Sriram Natarajan) 몰바이오 다이그노스틱스 대표는 "고촌상 수상은 결핵 퇴치를 위해 헌신한 우리 팀에게 큰 영광이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검체 유형 연구와 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인류 건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종근당고촌재단 정재정 이사장은 "몰바이오 다이그노스틱스는 혁신 기술로 글로벌 결핵 퇴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다양한 과학 기술이 결핵을 비롯한 질병 퇴치에 접목돼 열악한 환경의 환자들에게도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