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양강 구도를 이룬 가운데, 릴리가 중국 기업과 공동 개발한 비만 신약이 최근 임상시험에서 위고비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이노벤트는 "당뇨·비만 치료 신약인 마즈두타이드(mazdutide)가 세마글루타이드와 직접 비교하는 임상 3상 시험에서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을 모방한 약물이다. 뇌에서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을 줄인다. 티르제파타이드도 GLP-1 계열 비만약이다.
반면 마즈두타이드는 세계 최초로 GLP-1과 함께 에너지 소비와 지질 대사를 조절하는 글루카곤(GCG) 수용체까지 동시에 자극하는 비만약이다. 이를 통해 체내 에너지 소비를 높이고 간 지방 대사를 개선해, GLP-1 단독 작용제보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고 회사는 밝혔다.
마즈두타이드는 올해 6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제2형 당뇨병과 체중 관리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릴리와 이노벤트는 2019년 중국 내 공동 개발,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이노벤트는 중국에서 비만과 초기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 3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마즈두타이드 6㎎ 용량과 세마글루타이드 1㎎ 용량을 각각 투여해 32주간 효과를 비교했다.
임상시험 결과 마즈두타이드 투여군은 48%가 평균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7.0% 아래로 유지하고, 체중 10%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는 21%만이 해당 기준을 달성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뇨병 환자는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등을 통해 당화혈색소 수치를 6.5~7.0%로 유지하는 게 목표이다. 당뇨병 치료제 임상시험의 1차 지표가 당화혈색소 7.0% 이하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세부 항목에서도 마즈두타이드의 효과는 두드러졌다. 투약 32주차에 환자들의 당화혈색소는 평균 2.03% 감소했고, 체중은 기준 대비 10.26% 줄었다. 세마글루타이드군은 각각 1.84%, 6% 감소에 그쳤다.
임상시험 책임연구자인 린옹 지(Linong Ji) 박사는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을 동시에 달성하는 치료 전략은 제2형 당뇨병과 비만을 동반한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벤트의 레이 치엔(Lei Qian) 연구개발(R&D) 총괄은 "마즈두타이드는 혈당 조절, 체중 관리, 심대사 위험인자 개선 등 다방면의 효과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환자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릴리와 이노벤트는 현재 마즈두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를 비만을 동반한 대사 이상 관련 지방 간질환(MAFLD) 환자 대상으로 비교하는 또 다른 임상시험도 하고 있다. 청소년 비만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심부전 임상시험도 계획 중이다. 국내 디앤디파마텍(347850)도 GLP-1과 글루카곤을 동시에 공략하는 MASH 치료제 DD01을 개발하고 있다.